육군 최전방 부대의 설맞이···"훈련도 휴식도 열심히"

육군은 18일 설을 맞아 ‘병영문화혁신’ 대책을 적용한 중동부전선 최전방 부대의 생활을 전격 공개했다.

민간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던 GOP 부대와 선임병들의 일방적인 규율로 강제된 일반 부대의 병영생활은 이제 옛일이 됐다.

교육훈련과 경계작전, 휴식은 서로 균형을 이루어 자유 시간을 보장하고 있으며 합리적으로 설정된 규칙에 따라 병영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 “외롭고 힘든 GOP는 옛말”

21사단 GOP(일반전초)에 근무 중인 쌍둥이 박재규, 박해규 일병은 4형제가 모두 군 복무 중이다. 장남인 박민규 상병은 한빛부대 4진에 선발돼 남수단에서 재건지원에 전념하고 있다. 차남인 박진규 병장은 해군 1군사령부 교육단 야전교육훈련대 조교다. 삼남, 사남인 쌍둥이 형제는 작년 10월 동반 입대해 중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병영문화혁신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GOP부대에서도 휴일 면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부산에 계신 쌍둥이 형제의 부모님은 거리가 먼 강원도 최전방 부대를 찾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SNS 소통채널인 부대 밴드(Band)에 설 인사 영상을 탑재했다.

밴드에 접속한 쌍둥이 형제는 부모님과 남수단에서 근무하는 큰 형의 영상편지를 받고 새해 덕담을 답글로 올렸다.

육군은 작년 11월부터 밴드 서비스를 시작해 중·소대급 부대를 중심으로 2만5000개를 개설해 장병 부모와의 소통에 활용하고 있다.

영상면회 외에도 장병들은 족구와 농구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독서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설 연휴를 보내고 있다.

◆ 전체 부대원 합의로 ‘룰’ 규정

일반 부대 역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육군은 지난해 11월부터 병사들의 자율을 보장하기 위해 생활관별로 ‘병영생활 룰(Rule)’을 정해 시행중이다.

과거의 규율은 병사들간의 서열과 관행에 의존했다, 하지만 육군의 조치 이후 중대장의 지도 아래 생활관의 모든 구성원이 대화와 토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명문화된 규칙을 만들었다.

규칙은 수시로 토의를 통해 보완하며 준수여부에 따라 사전에 합의한 벌칙 등이 부과된다.

육군 관계자는 “규칙을 제정하면서 병사들간에 대화와 토의가 활성화돼 병영 악습과 부조리가 줄었고, 불필요한 관행이 사라지면서 병사들의 자기계발 시간이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현재 육군은 GOP를 제외한 일반 부대에서의 평일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설을 맞아 아들을 면회하러 부대를 방문한 공수부대 장교 출신인 이주석(55)씨는 “평일과 휴일 모두 면회가 되니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게 됐다”며 “직접 와보니 군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실감난다. 아들이 잘 지내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설을 맞아 육군의 각 부대는 윷놀이,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기는 한편 어려운 이웃들을 방문해 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적극 펼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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