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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고교 '명문대 합격' 현수막 (대전=연합뉴스) 대학 입시철인 요즘 대전시내 일선 고등학교마다 경쟁적으로 '명문대 합격 현수막'이 나붙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특정 학교 합격 홍보 현수막이 '학벌 차별 문화'라며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사진은 아예 학교 한쪽 벽면에 대형 걸개그림처럼 현수막을 게시한 대전 중구 A고등학교. 2015.1.12 << 전교조 대전지부 >> jchu2000@yna.co.kr |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특정 학교 합격 홍보 현수막이 '학벌 차별 문화'라며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12일 전교조 대전지부와 일선 고교에 따르면 입시철을 맞아 올해도 어김없이 학교마다 경쟁적으로 '서울대 ○명 합격!' 등의 진학 실적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일부 학교는 '대전 일반계고 최다 합격' 등을 내건 곳도 있다.
현수막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단연 서울대에 몇 명이 합격했는가이다. 그다음은 연세대, 고려대, KAIST, 포항공대 등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대 진학 실적이다. 세 번째는 서울 소재 대학 합격자 수이고, 마지막이 지역 국립대 합격 인원이다.
어떤 학교는 의대 합격자 숫자를 따로 떼어 내 자랑하기도 한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명문대 합격 현수막'이 점차 없어지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독 대전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도리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이 행정지도를 게을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9일 도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특정 학교나 대학 합격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전국 시도의 많은 교육청이 2012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근거로 학력차별을 조장하는 현수막이 게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대전시내 학교들의 '현수막 전시행정'은 이미 도를 넘고 있다.
대전시내 287개교는 지난 2013년 한 해에만 총 7천838개의 현수막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당 1년 평균 27.3개꼴이다.
제작 예산만도 4억4천600만원이 넘는다.
특성화고인 A고는 한 해 동안 무려 100개(520만원)를 만들었고, B초등학교도 61개(300만원)에 달했다.
C중학교는 47개(330만원)로 중학교 가운데서는 가장 많았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에서 게시하는 현수막 내용에 대해 교육당국이 나서 분명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명문대 합격 현수막이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한 진학 실적 공개 등 학력 차별을 조장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대전지부의 한 관계자는 "합격 현수막은 자칭 명문대학에 몇 명을 합격시켰는가로 고등학교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삼는 풍조가 반영된 결과"라며 "이 것이 학교 서열화, 위화감 조성, 인권 침해, 공교육의 사교육화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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