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4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300만원 투자해 100억 벌었다'는 투자자문사 대표, 알고보니…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원문보기
“300만원만 투자하세요. 주식투자로 100억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A씨는 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JS투자자문’의 카페를 처음 방문해 글을 봤을 때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도 오랜기간 투자를 해온터라, 대번에 허위 광고라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간 이곳에 올라온 글들을 쭉 훑은 후엔 생각이 달라졌다. 일단 투자자문의 대표인 복 모씨의 경력에 혹하는 마음이 들었다. 복씨는 19세에 3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100억원을 번 주식 천재인 동시에, 우리나라 최연소 애널리스트로서 삼성증권과 동부증권 등 이름난 증권사 등에서 활약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방송에서 그의 얼굴을 여러 번 봤던 것도 믿음이 갔다.

결정적으로 ‘나의 성공담’이란 게시판에 복씨의 투자법을 따라해 성공했다는 얘기가 8000여개나 올라와 있어, 자신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A씨는 그렇게 지난해 11월 JS투자자문의 한 서비스에 가입해300만원을 내고 투자법과 종목을 추천 받기로 했다. 투자자문 홈페이지에는 “손실을 볼 경우 회비를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쓰여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다.

복씨 경찰관 향해 “아는 사람에 1억씩 주면, 너희 당장 죽일 수 있어”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지난달 복씨가 폭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보도를 접했다. 복씨는 2013년 12월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한 가요주점에 갔다가, 여종업원 조모(28)씨의 이마를 내리친 혐의로 기소 돼 전주지법 군산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A씨는 복씨와 관련된 기사를 읽으면서 분통이 터졌다. 당시 복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100억 중 10억만 쓰면 너희 옷 모두 벗긴다. 당장 1억도 없는 것들이 나이만 먹어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1억씩 주고 너희 죽이라면 당장에라도 죽일 수 있다”라는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복씨가 2012년에도 상해죄를 범해,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 집행유예 기간에 또 한 번 상해죄를 저질러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는 것을 A씨는 뒤늦게야 알았다.

복씨가 부재 중 임에도 투자자문은 아무일 없다는 듯 종목을 추천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처음부터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였다. A씨는 꺼림직한 마음이 들어 회사에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가입비가 90%로, 회비를 10%로 책정한 탓에 환불은 10%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A씨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조된 복씨의 경력

본지는 복씨의 약력에 적힌 경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에 확인 요청을 했다. 그러나 최연소 애널리스트 등과 관련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복씨의 약력에 언급된 삼성증권과 동부증권에서는 “복씨가 약력에 적어놓은 센터가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복씨와 함께 일을 했던 적이 없다”고 답했다.


직접 이야기를 듣기 위해 JS관계자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대답을 할 적절한 관계자를 찾을 수 없어 답할 수가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복씨가 100억원을 벌었다는 인터뷰 내용 역시 실체가 없긴 마찬가지다. 예컨대 복씨는 2011년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회사가 위치한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빌딩이 자신의 소유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을 보니, 이 건물의 주인은 복씨가 아니었으며 지난 30여년간 소유주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복씨는 2006년 ‘복OO VIP센터’라는 투자자문사를 차렸고 2007년 규모를 확장해 ‘JS투자자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복씨 측은 언론사 등을 찾아다니며, 100억원을 번 슈퍼개미라는 내용의 광고를 실어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그는 이런 광고로 이름을 날린 후, 주식을 가르치는 학원인 ‘JS증권 아카데미’를 세운다. 개인을 VIP멤버로 가입시켜, 한 사람당 100만~300만원 가량의 돈을 받았다. A씨가 가입한 것도 이런 서비스 중 하나다. 현재 A씨는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집단분쟁 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상태다.

복씨가 차린 업체는 유사투자자문사이다. 자본금과 운용전문인력이 필수 요건인 투자자문사와 달리 일정한 신고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한 업체다. 즉 환불 문제 등 규정을 어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금융감독원의 검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구제를 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반론 보도]

본지는 지난 1월 12일자 및 3월 13일자 사회면에 "JS 복 대표의 경력이 허위이며, 그 허위 경력을 홍보해 회원을 모집하고 영리를 취했으며 안티 카페 사이트 불법폐쇄에도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JS 복 대표는 "2003년부터 팍스넷, 싱크풀 등에서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왕성히 활동했으며, 허위 경력을 통해 회원을 끌어 모으지 않았다. 또한 안티 카페 사이트 불법 폐쇄와도 무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아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2. 2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3. 3김소니아 더블더블
    김소니아 더블더블
  4. 4심형탁 하루 매니저
    심형탁 하루 매니저
  5. 5김설 영재원 수료
    김설 영재원 수료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