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ZIPMAN 어디서 구하나요?’, ‘품번 좌표 좀’, ‘마그넷 파일 급구’
지난달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토렌트’ 관련 앱을 경고 없이 삭제했습니다. 불법 콘텐츠의 확산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첫번째였습니다. 토렌트(Torrent)란 ‘급류’라는 의미로, 사용자들이 보유한 파일들을 공유하는 클라이언트를 말합니다. 이른바 ‘P2P(개인간 파일 공유)‘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마그넷 주소만 있으면 어떤 파일이든 구할 수 있어 수 많은 국내 PC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토렌트가 떠오르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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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 공유로 유명한 ’파이러트 베이‘의 PC 접속화면. 영화, 게임, 성인물 등 모든 파일이 존재합니다. |
문제는 저작권과 음란물에 대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한 파일 공유가 가능해져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료로 판매되는 앱의 불법 설치 뿐만 아니라, 성인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건전하게 사용하면 좋겠지만, 토렌트 콘텐츠는 대부분 불법적인 것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ㆍ포털ㆍSNS상엔 ‘ZIPMAN’이란 파일을 구해달라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부 사이트에서 ‘다들 아시는 그 파일’이라는 그들만의 언어로 올라오는 이 파일은, ZIP이라는 압축 확장자와는 관계없는 음란물 공유 앱입니다. 앱을 실행하면 암호 설정을 하고, 암호를 입력하고 들어가면 음란물 커버 이미지가 게시판 형태로 나열됩니다.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방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커버 이미지를 누르면 마그넷 파일이 다운로드 받아지고, 이 마그넷 파일을 이용해 토렌트로 손쉽게 해당 동영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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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 앱을 퇴출시킨 구글의 이중성? 토렌트 파일은 버젓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
공유 자체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여전히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토렌트 구동 앱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고, 토렌트의 연결 파일인 마그넷 주소는 구글 검색을 통해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ZIPMAN과 같은 음란물 공유 앱은 커뮤니티를 통해 음성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관계가 없는 것은 물론, 출처를 밝혀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개발자 제한을 풀면 모든 앱을 강제로 설치할 수 있다는 안드로이드 고유의 기능도 한 몫 합니다. 스토어 자체에서 관련 앱을 모두 삭제한다고 하더라도, 앱 설치용 APK 파일만 있으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토렌트와 불법 앱, 유해 콘텐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앱 활용도가 높고 정보의 공유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초등학생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인해 동영상 콘텐츠 감상시간도 3년새 14배인 31.9%로 늘어났습니다. 아동음란물 유포자 중에 초등학생이 무려 30%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 콘텐츠와 함께 성인물 결제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메신저와 토렌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되는 파일들에 대한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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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ZIPMAN 메인화면. 노골적인 커버 이미지를 누르면 간단하게 다운로드됩니다. |
유해 콘텐츠 차단 앱을 설치하고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음란물 유포를 막을 순 없습니다. 일단 자녀의 스마트폰에 관련 앱이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원천차단이 불가능한 만큼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막는 것보다 올바른 콘텐츠를 접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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