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에도 라이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장점유율, 성능, 타깃층 등 명차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라이벌 명차도 있지만 베일에 가려진 라이벌 관계의 명차들도 적지 않다. 미디어잇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숙명의 라이벌 명차들을 집중 발굴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현재 많은 SUV들이 세단이나 스포츠카 못지않은주행 성능을 자랑하고 있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SUV 대부분은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투박하고 거친 주행 감각을 내세웠다. SUV의 이런 특징이 한 순간 바뀌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M-클래스'의 영향이 크다.

코드네임 W163의 1세대 M-클래스는 당시 SUV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던 투박한 이미지 대신 부드러운 곡선으로 완성된 디자인과 세단 못지않은 편안한 주행감각을 내세운 최초의 온로드 SUV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컨셉을 내세운 M-클래스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터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M-클래스와 같은 온로드 중심의 SUV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9년 등장한 BMW 최초의 SUV 'X5'도 M-클래스가 개척한 새로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SUV 중 하나다. X5가 온로드 SUV 시장에서는 M-클래스보다 늦게 등장하기는 했지만, BMW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SUV에 잘 접목시키면서 M-클래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고, 순식간에 스포티한 온로드 SUV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1990년대 후반 나란히 등장해 온로드 SUV 시장을 새롭게 연 M-클래스와 X5는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 3세대까지 진화한 상태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와 BMW X5가 어떤 자동차인지 알아본다.
컨셉은 비슷했지만, 제작 방식은 달랐던 1세대 M-클래스와 X5
1997년 등장했던 1세대 M-클래스는 오프로드 대신 도심에서의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을 컨셉으로 내세웠고, 이런 컨셉이 큰 적중하며 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1세대 M-클래스의 컨셉이 당시 SUV와 큰 차이를 보여줬지만, 제작 방식에 있어서는 기존 SUV에서 많이 사용됐던 바디 온 프레임 형식을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이나 파워트레인의 구성에서는 온로드를 지향했던 M-클래스였지만, 트럭이나 정통 SUV를 만들 때 사용하던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사용한 탓에 실내 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M-클래스를 럭셔리 SUV로 만들고자 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바람과 달리 승차감이나 주행 성능에서도 기존 SUV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어 북미 지역 외 시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기도 했다.

1세대 M-클래스의 문제점을 재빨리 파악한 메르세데스-벤츠는 2005년 등장한 2세대 M-클래스부터는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해 승차감 주행성능, 실내 공간 등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있어서도 럭셔리 SUV와 벤츠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줘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후 3세대 M-클래스는 2011년 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세대와 비교했을 때 3세대 M-클래스 디자인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차체 크기를 키우면서도 더욱 날렵한 디자인을 적용해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M-클래스가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X5는 1세대부터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해 다른 BMW 모델 못지않은 다이내믹한 주행 감각과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했다. 특히 당시 X5가 보여준 날렵한 디자인은 SUV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고, X5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X5는 당시 BMW 그룹 산하에 속해있던 정통 SUV 브랜드 랜드로버의 SUV 만들기 기술이 대거 적용돼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2세대 X5는 7년 뒤인 2006년 등장했다. 2세대 X5는 1세대의 완성도 높았던 디자인 레이아웃을 크게 바꾸지 않은 채 헤드램프와 범퍼 등 디테일한 디자인에 변화를 줬고, 차체를 크게 키운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1세대 X5의 전장이 4666mm 였던 것과 비교해 2세대 X5의 전장은 4860mm로 크게 늘어났고, 전폭 또한 1872mm에서 1933mm로 대폭 확장돼 중형 SUV 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 SUV 시장까지도 사정권에 둘 수 있었다.

3세대 X5는지난해 공개돼 판매되고 있다. 1세대에서 2세대로 진화하면서커진 차체는 3세대에서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디자인에서만 BMW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점이 눈에 띈다.
벤츠와 BMW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디자인
M-클래스와 X5는 각각 벤츠와 BMW를 대표하는 SUV인 만큼 각 브랜드의 개성있는 디자인이 잘 반영돼 있다. 먼저 M-클래스의 경우 세대를 거듭하면서 디자인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3세대에 이르러서는 1세대의 디자인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해석됐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물방울 형태의 헤드램프를 들 수 있다. 1세대에 적용돼 M-클래스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줬던 헤드램프는 2세대에서 다소 각진 형태로 변경된 적이 있지만, 3세대 이르러서는 원래의 디자인을 되찾은 모습이다. 대신 헤드램프의 면적이 상당히 작아서 4.8m가 넘는 큰 차체를 날렵해 보이도록 만들고 있으며, 반대로 면적이 더욱 넓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범퍼는 중형 SUV 특유의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M-클래스 특유의 C필러 디자인이 눈에 띈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지는 사다리꼴 형태의 그린하우스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두툼한 C필러와 D필러를 감싼 리어 글래스도 M-클래스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고 있다. 후면은 SUV의 색깔을 지우고 세단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이런 노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다른 세단 모델과 유사한 가로 형태의 테일램프에서 잘 드러나고 있으며, D필러를 감싸고 있는 리어 글래스 덕분에 세단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된다.

X5의 디자인은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1세대 X5의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한데, 오랜 세월 비슷한 디자인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식상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1세대 X5의 디자인이 대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세대로 진화한 X5가 X5 시리즈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지만, 디테일한 디자인에서는 BMW의 최신 디자인이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커다란 면적을 자랑하는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에서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에서도 BMW의 최신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프론트 범퍼는 공기역학적인 요소가 더해졌으며, 범퍼 중앙에 위치한 안개등도 3세대까지 잘 유지되고 있다.

측면에서는 BMW 특유의 호프마이스터 킥 디자인이 반영된 그린하우스와 X5만의 특징인 근육질의 앞/뒤 펜더,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띈다. 2세대부터 급격하게 커진 차체로 인해 1세대만큼의 날렵함을 발견하기는 힘들지만, 커진 차체에 어울리도록 휠을 비롯한 각각의 디자인 요소를 크게 키워 전체적인 비례가 어색해 보이지는 않는다. 후면에서는 L자형 테일램프와 조개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열리는 클램쉘 게이트가 적용돼 있다.
럭셔리 SUV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M-클래스와 X5의 실내
럭셔리 SUV를 지향하는 M-클래스와 X5는 이런 특징을 화려한 실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특히 M-클래스와 X5는 각각 벤츠와 BMW가 내세우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코맨드 시스템과 아이드라이브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펼치고 있다. 반면 두 모델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점도 존재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M-클래스의 경우, 전통적인 세단의 럭셔리함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X5는 보다 스포티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차이는 벤츠와 BMW라는 브랜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디테일한 차이에서는 M-클래스가 스티어링 휠 우측 뒷편에 기어레버를 위치시키는 컬럼식 레버를 사용해 센터콘솔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눈에 띈다. 벤츠가 자랑하는 코맨드 시스템은 암레스트 바로 앞쪽에 위치하며, 코맨드를 위한 디스플레이는 7인치 크기로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타사의 최신 SUV와 비교했을 때 면적이 좁은 편이며, 코맨드 시스템이 추가됐음에도 센터페시아에 여전히 많은 버튼이 적용된 점은 벤츠 특유의 럭셔리함을 떨어트리고 있다.

반면 X5의 경우 아이드라이브를 위해 10.2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준비되며, 아이드라이브 컨트롤러도 최신 방식인 터치 입력을 지원하고 있다. 그밖에 디자인은 다른 BMW 모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수평형 대시보드 디자인과 4개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판을 들 수 있다. X5가 BMW 특유의 스포티한 럭셔리를 잘 표현하고 있지만, 다른 BMW 모델과 쉽게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을 듯 싶다.
효율적인 디젤 엔진을 내세우는 M-클래스와 X5
M-클래스와 X5는 각각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먼저 M-클래스는 V6 3.0리터 디젤 엔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V6 3.0 디젤 엔진에는 벤츠의 고효율 친환경 기술인 블루텍(BlucTEC) 기술이 적용돼 있으며, 7단 자동변속기인 7G트로닉과 4륜구동 시스템인 4MATIC이 조합된다. V6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과 토크는 258마력과 63.2kg.m로, 역시 타사 3.0리터 디젤 엔진 대비 높은 토크를 갖고 있다.
디젤 엔진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연비와 관련, V6 3.0 디젤 모델(ML 350 BlueTEC 4MATIC)의 복합연비는 10.1km/l이며, 도심과 고속도로연비는 각각 9.0km/l와 11.8km/l다.

디젤 엔진 외에도 M-클래스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AMG 모델로도 판매된다. 국내 판매되는 M-클래스의 AMG 버전은525마력의 최고출력과 71.4kg.m의 강력한 토크를 갖고 있는 V8 5.5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 덕분에 ML 63 AMG는 100km/h 가속시간을 4.8초만에 끊고,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전자 제한된다.

X5는 현재 3가지 디젤 엔진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3가지 디젤 엔진 모두 동일한 배기량의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을 사용한다는 것이며, 터보차저의 부스트 압과 터빈을 조절해 각기 다른 3가지 성능을 가진 엔진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든 엔진에는 8단 자동변소기와 BMW의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조합된다.

이 중 가장 기본이 되는 X5 xDrive30d의 엔진 출력은 258마력과 57.1kg.m이며, 복합연비는 12.3km/l를 자랑한다. 윗급 모델인 X5 xDrive40d의 엔진은 313마력과 64.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리터당 100마력이 넘는 출력을 자랑한다. X5 xDrive40d는 고성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0d보다 좋은 13.4km/l의 복합연비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판매되는 X5 중 최상위 모델인 X5 M50d는 현존하는 3.0 디젤 엔진 중 가장 강력한 381마력의 최고출력과 75.5kg.m의 최대토크를 갖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연비 또한 우수한 11.7km/l를 자랑한다.


M-클래스와 X5는 과거 세대 모델들이 온로드 중심의 퍼포먼스만을 선보인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오프로드 주행까지 염두에 둔 파워트레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본격적인 오프로드가 아닌 가벼운 오프로드의 경우, M-클래스와 X5를 이용해 주행이 가능해졌고,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아우르는 진짜 SUV로 거듭나게 됐다.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M-클래스와 X5는 현재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럭셔리 SUV 시장을 주도하는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두 모델 모두 최소 가격이9000만 원 중반대로 일반인들이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M-클래스와 X5를 갖고 싶지만 이들의비현실적인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아랫급 모델인 벤츠 GLK-클래스나 X3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준혁 기자innova33@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