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LPGA 진출 백규정 "새해엔 '친절한 규정씨' 될거예요"

이데일리 김인오
원문보기
신인왕 욕심보다 '즐기는 골프'
세계랭킹 올려 올림픽 출전 목표
경기 없을 땐 '프라모델' 조립
집중력 높여줘 골프에 도움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백규정(19·CJ오쇼핑)은 1년 동안 수많은 화제를 몰고 온 선수다. 스스로를 꾸밀 줄 모르는 성격 탓에 선배들과의 불화설이 터졌고, 골프 규칙 문제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만큼은 대단했다. 국내에서 3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차지했고, 하나·외환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진출의 꿈도 이뤘다.

백규정이 23일 서울 중구 소공로에 있는 이데일리 본사를 방문했다. ‘백규정의 2014년’을 사자성어로 표현해달라고 했다. ‘산전수전’. 그의 대답은 기자의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내년에는 미국으로 갑니다. 이제는 오해를 풀고 싶어요. 애써 꾸미지 마시고 제 얘기 그대로 적어주세요.” 좋은 일도 많았지만 온갖 구설수에 시달렸던 1년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백규정의 의지가 엿보였다.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의 백규정은 최고 관심 선수로 올 시즌 국내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 두 번째 대회인 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첫 우승을 신고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여러차례 구설의 중심에 섰다. 5월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장하나(22·비씨카드)의 스코어를 잘못 적으면서 고의성을 의심받았다. 8월 열린 한화금융클래식에서는 아버지로부터 조언을 받았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았다.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오해로 욕도 많이 들어야 했다.

“내색을 안했지만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요. 골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보다 외적인 압박이 더 심했어요. ‘모든 선수가 겪는 일이다’, ‘잘못했으면 인정하면 고칠 건 고쳐라’ 등 (김)하늘 언니를 포함, 많은 선배가 조언을 해줬어요.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두 나의 대한 관심으로,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친절한 규정씨’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고백한 백규정은 모든 걸 털고 미국으로 떠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월 LPGA 투어 ‘깜짝 우승’으로 1년 풀시드를 받았다. “LPGA 투어에 진출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던 루키의 바람이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준비할 게 너무 많아 연말의 들뜬 분위기는 남의 얘기가 됐다. 한국과 미국을 병행하겠다는 김효주(19·롯데)와 달리 백규정은 미국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 능력이 많이 부족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포기했어요. 생각도 못했던 미국에 가게 됐지만 이왕 기회가 온 거 LPGA 투어 무대에서 승부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팬들도 그런 모습을 많이 원하세요. ‘미국은 행복한 곳이다’라는 같은 매니지먼트 소속의 (박)인비, (유)소연 언니의 ‘달콤한 유혹’도 결정에 큰 영향을 줬어요.”


내년 1월 4일 LA로 떠나는 백규정은 잠시 레슨을 받은 후 개막전이 열리는 플로리다로 넘어간다. 초청 선수로 우승한터라 시드가 1년밖에 되지 않아 개막전부터 총력전을 벌인다는 각오다. 플로리다 특유의 골프장 환경도 극복해야 한다. 퍼트 과제를 푸는게 가장 큰 목표다.

“지난 11월 LPGA 투어 최종전에 참가했어요. 장소가 플로리다였는데 샷이 나쁘지 않아 우승 욕심도 들었는데 그린을 겪은 후 좌절했지요. 생전 처음 겪어본 버뮤다종 잔디였는데 퍼터가 막 미끄러지더라고요. 하루에 37개 퍼트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애를 먹었어요. 개막전 코츠챔피언십도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까닭에 일찌감치 훈련 장소를 그곳으로 정했어요.”

백규정의 내년 목표는 심플하다. ‘즐기는 골프’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신인왕 경쟁과 우승 횟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지만 목표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런 목표를 설정하면 왠지 답답하고, 경기력에도 도움이 안 된다. 굳이 목표를 설정하자면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2016년 올림픽에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이다. 즐겁게 1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백규정이 공개한 영업비밀(?) 하나. 취미를 묻자 서슴없이 ‘프라모델’ 조립이라고 답했다. 자동차, 오토바이, 로봇 등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키 175cm의 장신에 또래보다 손이 큰 백규정에게는 왠지 어울리지 않았다. 어머니 김진숙(42) 씨는 “어릴 때부터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했다. 요리도 곧잘 따라 할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났다. 골프를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듯하다”고 말했다. 백규정은 “중학교 때 처음 프라모델을 접했다. 자동차 엔진 등 작은 부속품을 조립하면 4~5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인내와 집중력을 키우는 데는 최고다. 내 골프의 원천기술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백규정은?

1995년 10월 15일 출생, 2012년 KLPGA 입회, 2011년 MFS배 우승, 한국여자아마선수권대회 우승, 2012년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 2013년 KLPGA 시드전 1위, 2014년 넥센 세인트나인 우승,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 KLPGA 챔피언십 우승,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우승, 2014 KLPGA 투어 신인상.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포털 스타in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2. 2한학자 통일교 조사
    한학자 통일교 조사
  3. 3박근형 이순재 별세
    박근형 이순재 별세
  4. 4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5. 5손흥민 리더십
    손흥민 리더십

이데일리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