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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병까지 “저기요” 부르며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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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용수]


인천 강화도 해병2사단 해안소초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김모 상병이 4일 경기도 김포시 김포우리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도훈 기자]

4일 해병대 강화도 소초 총기 사건은 해병대의 강한 일체감 뒤편의 어두운 문화가 한몫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범행을 한 김모(19) 상병은 5일 필담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더 이상 구타, 왕따, 기수열외가 없어져야 한다”고 동기를 밝혔다. 기수열외는 선임이나 후임 모두 해병대원 취급을 해주지 않는 해병대 특유의 왕따 문화다. 김 상병은 특히 나이가 많은 후배 기수가 왕따를 시킨 데 대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필담에서 총을 쏴 숨지게 한 후배 일병이 기수열외를 주도했다고 했다. 생활관(내무반)에 남긴 메모지에는 모 이병까지 기수 열외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방부 당국자는 “해병대는 기수를 굉장히 중요시한다”며 “김 상병이 기수열외를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수열외는 하극상을 벌이거나 부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붙는 꼬리표다. 한번 찍히면 선임이나 후임으로부터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 후임들은 선임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인 ‘○해병님’ 대신에 “저기요”라며 말을 건넨다고 한다. 다른 부대로 옮겨가도 딱지는 떨어지지 않는다. 입대 동기들끼리 연락해 기수 열외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월 해병대에 기수열외 금지와 해당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권고한 이유다.

정용수 기자

▶“극한 경험 해봐야…” 영원한 해병 권 이병
▶국방부 "범행 '공모혐의' 이병 긴급체포"
▶"김상병, 상근예비역 옷에서 탄약통 열쇠 훔쳐"
▶강화 총기사고 해병대원 영결식 3일만에 마무리
▶해병대 참사 뒤에 ‘기수열외’ 있었다
▶“전우에게 총부리 겨누다니 … 부끄럽다”
▶정신분열 진단 김 상병 “죽이고 싶다” 메모

▶정용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nk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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