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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의 어떤씨네] 신인 여배우 노출,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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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캐스팅돼 영화계에 입문하는 김태리./모호필름 제공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캐스팅돼 영화계에 입문하는 김태리./모호필름 제공


◆ 지난 5월 개봉한 '인간중독'. 이 영화로 임지연은 연기에 입문해 이름을 알리게 됐다.(http://youtu.be/izjfbNPy9J4)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역시 박찬욱 감독이다. 오랜만에 신작을 연출하는 그가 '아가씨'의 캐스팅 보도자료를 지난 9일 각 언론사에 배포하자 여러 매체들은 앞다퉈 캐스팅 기사를 보도했다.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그리고 신인 여배우 김태리가 이 영화에 이름을 올렸고, 보도 후 이름도 생소한 김태리는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다. 온종일 '김태리'라는 이름은 포털사이트를 도배했다.

김태리는 '아가씨'에서 소매치기 소녀 역에 낙점됐다. 무려 150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결과다. 1990년생인 김태리는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올해 한 광고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했다. 연기 경력은 전혀 없다. '아가씨'가 연기의 첫 출발인 셈이다. 그런 신인 여배우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 영화에 과감한 노출 장면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제작사 측은 여주인공으로 신인 여배우를 낙점하겠다고 알렸고 지난 9월 '신인 여배우 공고'를 냈다. 이 공고에는 '노출 연기가 불가능한 분들은 지원할 수 없습니다. 노출 수위는 최고가 될 것이고 이에 대한 협상도 불가능할 것입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최고 수위 노출'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는 대중의 관심을 더욱 자극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출연하게 된 신예 김태리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광고영상 캡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출연하게 된 신예 김태리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광고영상 캡처


박찬욱이 선택한 신예가 김태리라고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또 한 명의 신인 여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노출한다'는 비난 아닌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태리의 예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감한 노출을 시도하는 여배우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은교'(2012년) 속 김고은과 '인간중독'(2014년)의 임지연, '마담뺑덕'(2014년)의 이솜 모두 비슷한 경우다.

2년 전, 혜성같이 영화계에 등장한 김고은은 많은 영화인을 놀라게 했다. 청순한 소녀 같은 느낌의 김고은은 전라 노출도 불사했고 무엇보다 기성 여배우가 갖고 있지 않은 신선하고 푸릇푸릇한 느낌으로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당당히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처음에는 노출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아 그 해 모든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올해는 '인간중독'에 출연한 임지연과 '마담뺑덕'의 이솜 등이 있었다. '인간중독'에서 송승헌과 호흡을 맞춘 임지연은 이 영화로 얼굴을 알린 신인이다. 청순한 외모와 반전 몸매로 많은 남성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간중독'은 중장년층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중박'을 쳤다. '마담뺑덕'은 아쉽게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모델 출신의 배우 이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어찌 보면 노출로 데뷔한 여배우가 일회성으로 사라지는 예가 있기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홍보와 노이즈 마케팅에만 이용되다 정작 배우의 이름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아니면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붙였으나 실상 뚜껑을 열어 보면 노출과 전혀 관련 없는 영화인 예도 허다하다. 신인 여배우의 고충 아닌 고충이다. 그럼에도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이유로 여배우들은 과감히 노출을 선택한다.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은 신예 배우 김고은 임지연 이솜(왼쪽부터)./더팩트DB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은 신예 배우 김고은 임지연 이솜(왼쪽부터)./더팩트DB


'신인 여배우는 노출 연기만 한다'는 비난이 있지만, 여기에도 사연은 있다. 기존 여배우들을 같은 배역에 캐스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필요상 노출이 있는 역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여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면 돌아오는 답변은 당연히 'NO'다. 굳이 큰 스크린에 살빛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 제작사는 캐스팅을 해야 하고 기존의 기성 여배우들의 허락(?)은 쉽지 않으니 당연히 신인 찾기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를 제작하면서 불가피하게 여배우의 노출이 필요할 때가 있다. 물론 이름값 하는 기존 여배우에게 캐스팅 제의를 가장 먼저 하지만, 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톱의 위치에서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 배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배우 지망생에게는 이 조차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연기 잘하고, 배역에 어울리면서도 배역에 대한 열의가 있는 신인 여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인 여배우에게 노출이 꼭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를 잘 이용한다면 훨씬 더 나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 김고은이 그렇다. '은교'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보인 김고은은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작품을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행보도 탄탄하다. 같은 장르, 같은 배역은 하나도 없다. 올초 '몬스터'를 통해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준 김고은은 '협녀: 칼의 기억' '코인로커걸' '성난변호사' 등에 잇달아 캐스팅됐으며 '충무로가 가장 기대하는 배우'로 쑥쑥 자라고 있다.

그러니 업계 관계자들은 '노출'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이득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신인 여배우에겐 캐스팅 기회 조차도 주어지지 않는다. 소위 '이름 알리기'가 그만큼 어렵단 말이다.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한 번 이름을 알리고 연기의 기본기만 갖춰져 있으면 이후 캐스팅 제의가 줄을 잇는다. 노출로 뜬 연기자라도 연기력만 갖추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귀띔했다.

데뷔를 위한 노출이 누군가에겐 선택 혹은 필수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배우의 본질은 결국 연기력이다. 노출로 시선을 끌더라도 탄탄한 연기력만 뒷받침된다면 날 선 시선에서 비켜갈 수 있다. 문제의 답은 노출이 아니라 연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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