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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1 곧 문을 여는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 도시 경관을 해치지않도록 지하에 마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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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2 광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어번폴리. 사진은 시민과 호흡하도록 설계한 ‘광주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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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예술의 요람 격인 양림동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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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에 마련한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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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매의 다음 김창덕 작가가 작업 중인 이장우 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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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최인준 작가가 작업장 겸 갤러리로 쓰고 있는 최승효 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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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효 가옥 뒷편 양림산에서 바라본 무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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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의재미술관 오르는 길. |
[스포츠서울]‘빛의 도시’ 광주는 예향(藝鄕)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매년 비엔날레가 열리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예술의 보고인 광주는 수많은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도시로 의재 허백련(한국화), 오지호(서양화), 임방울(판소리), 박용철(시인), 이이남(미디어 아티스트)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을 배출한 곳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은 다른 곳에서와 좀 다르다.
예술을 섭취하는 여행이 즐겁고 배부르기 까지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맛고을 멋고을 광주에서 최근 첫발을 뗀 ‘예술더하기 여행’ 투어를 다녀왔다.
문화예술을 전공한 대학원생(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지도교수 강신겸)들이 만든 ‘예술더하기여행’은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창조관광사업으로 선정한 사업이다. 이들은 철저한 사전 조사와 동선, 전문가 멘토링 등 살을 붙여 ‘예술을 걷는 도시여행’이란 부제로 이달 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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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번폴리. 도시 예술건축물로 건축물의 목적성 대신에 다양한 메시지와 테마를 띠고 있다. |
◇거리가 온통 미술관
투어의 출발점인 광주역 앞에 서면 ‘폴리’가 눈에 띈다. 뭐 경찰로봇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어번 폴리(Urban Folly)는 ‘쓸모없는 건축물’이란 형식의 예술작품이다. 원래 폴리의 어원인 프랑스어 폴리(Folie)는 ‘미친’이란 뜻인데 광기를 말하는 것으로 정신착란(Mad)보다는 뭔가에 미친(Crazy) 쪽에 가깝다.
건축물이란 집이든, 교회든 건립목적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폴리는 그야말로 실용적인 목적 없이 예술품으로서 존재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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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광주폴리 중 하나인 ‘광주사람들(나데르 테라니 작)’. 자연인 하늘과 인공물인 금속나무 등이 함께 빛을 표현한다. |
광주에는 1,2차로 나뉘어 폴리 프로젝트가 완료됐으며 현재 3차가 진행중이다. 1차 광주폴리 프로젝트는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일환으로 시작됐다. 후안 헤레로스(스페인),나데르 테라니(미국), 승효상(한국), 도미니크 페로(프랑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 광주읍성을 상징하는 구도심 곳곳에 11개의 작품을 설치했다.
2차폴리는 니콜라우스 히르쉬(독일)가 총감독을 맡았고 큐레이터로 나선 천의영, 필립 미셀비츠 등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광주민주화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공간에 아로새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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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항쟁의 중심이던 전남도청. |
광주 도심에서 버스를 타거나 걷다보면 다양한 폴리와 마주치게 된다. 곧 열릴 아시아 문화의 전당 인근 길가에서 만난 ‘광주사랑방(프란시스코 산인)’은 마치 버스 정류장처럼 생겼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의미없는 계단(2층을 향해 오르는 것이 아니다)을 오르면 양방향으로 도심과 문화의 전당을 모두 바라볼 수 있게 설계했다.
중간에는 시민들이 비를 피해 버스를 기다릴 수 있으며, 휴대폰 충전이나 심지어 폴리에 내장된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이곳에서 디제잉 파티를 즐기는 젊은이들도 많다고 하니 시민과 호흡하는 예술품으로서 완벽히 기능을 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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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마련된 국립 아시안문화의 전당에 빛을 공급하는 광정(光井). |
요시하루 츠카모토가 설계한 ‘잠망경과 정자’는 더욱 특이하다. 도심 속 높다란 돛대를 닮은 이 폴리에는 뜻밖에도 잠망경이 장착됐다. 작가는 시민들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잃어버린 시야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이를 고안했다.
아래에 마련된 접안대에 눈을 대면 25m 높이의 광주 도심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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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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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초의 문화예술공간. 양림동 오웬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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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예술의 풀뿌리를 볼 수 있는 주민창작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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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주민창작공방에서 주민들이 티셔츠와 그릇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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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언덕에 한가득 피어난 호랑가시나무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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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신학대학 뒤편으로 선교사 묘비까지 이르는 길에도 예술적인 향기가 가득 배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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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우일선(윌슨) 사택. |
◇광주 문화예술의 요람, 양림동
도심에서 살짝 비켜나 광주천을 건너면 양림동이 나온다.
볕이 잘 든다고 양림동(陽林洞), 천변 버들숲이 내려보인다고 해서 양림동(楊林洞). 평지로부터 작은 언덕을 향해 들어선 이곳은 광주지역 문화예술인의 고향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예술혼이 깊이 새긴 곳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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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은 거의 전체가 갤러리라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과 요소가 많다. |
예로부터 부자가 많아 너른 한옥 고택이 우뚝우뚝 섰고 선교사들이 들어와 신문물을 전파하며 이는 양림동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 자양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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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의 예술적 역사와 정서를 알려오고 있는 한희원 작가. 직접 나서서 예술 순례꾼들에게 양림동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
양림동을 알리는데 앞장선 이는 바로 서양화가 한희원 작가다. 열살 때 양림동으로 이사와서 서른 자락까지 산 그는 “양림동은 시, 소설, 그림, 음악 등 예술이 자라난 땅”이라며 “이곳을 광주 문화예술의 터전으로 키우고 보존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작가는 2003년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 개관 기념 초대전에서 양림동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면서 ‘양림동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의 말처럼 다형 김현승 시인을 비롯해 음악가 정추, 시인 이수복,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영화감독 임권택, 극작가 조소혜 등 분야도 다양하게 모두 양림동에서 볕을 받으며 자랐으니 문화예술의 기운이 흐르는 곳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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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들이 모여사는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창작소. |
양림동에 들어서니 과연 예술적 분위기가 오롯이 살아있다. 세 곳의 양림교회 인근 골목은 차분하고도 정감이 넘친다. 파나플렉스로 만든 딱딱한 활자가 아니라 손으로 쓴 ‘점빵’의 간판 하나에도 그저 지나칠 수 없다. 마을 공공창작소와 스튜디오 역시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예술적 기품이 서렸다.
몽마르트를 닮은 언덕에는 마침 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이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백년도 넘은 호랑가시 나무(나는 이 나무가 토종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다)가 피어있다. 벽돌로 지은 호랑가시나무 창작소는 예전 선교사들이 기거하던 곳이다.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 박사의 손자가 양림동에 내려와 지었다.
이곳에서 화가들이 기거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화가 리카르도는 아랫방을 쓰고 있으며 한희원 작가는 작품활동과 함께 가끔씩 이곳을 찾는 예술투어 관광객들에게 양림동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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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형다방은 양림동의 역사를 알고 싶을 때 찾아보면 좋을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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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형다방 외관. |
다녀볼수록 양림동은 독특하다. 국내 어디에도 없는 분위기다. 벽돌로 쌓은 오랜 선교사 사택에 들어서면 한옥 고택에라도 온 것처럼 푸근하다. 선교사 사택을 깔끔하게 리뉴얼한 게스트하우스 역시 최고의 시설과 풍광을 자랑한다. 때마침 눈이 내리고 벽난로에 불이 오르면 시간을 거스르고 공간을 이동한 것처럼 여행의 참 재미를 느끼며 잠들 수 있다.
한의원 작가는 “우리에게 양림동이 소중한 것은 단지 많은 예술가들이 나고 자란 곳이라서가 아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문화예술과 직접 피부를 맞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양림동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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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우일선 사택. |
◇양림동에서 만난 사람들
양림동에는 서양식 근대문물의 분위기만 나는게 아니다. 오랜 한옥도 많다.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 있어 모두 근 백년 씩 됐다. 특히 이장우 가옥은 1899년 소문난 부자인 정병호가 지은 거대 상류저택으로 안채, 사랑채, 행랑채, 곳간채, 대문간 등으로 구성됐다. 볕 잘드는 마당과 오랜 고택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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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가옥 지킴이 다음 김창덕 작가. |
왜 이곳이 예술투어의 코스에 끼었는지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에 윤회매(輪廻梅)의 다음 김창덕 작가가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윤회매는 조선 정조 때 북학파 실학자 이덕무가 창안한 전통 공예예술로 밀랍으로 만든 매화를 말한다.
벌이 꽃에 있는 꿀을 가져다 벌집을 만들고, 그 벌집으로 만든 꽃은 예술적 생명력을 얻어 되살아나는 셈이다. 그래서 되살아난 윤회매라 한다.
다음 김창덕은 이곳에서 찾아온 예술 순례꾼과 함께 예술과 차를 함께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윤회매를 손수 빚어 감상하는 여유를 현대 도시인들에게 깨우쳐 준다. 잘만하면 덤으로 차도 얻어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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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효 가옥에서 만나는 작품들. |
반면 보다 화려한 분위기의 최승효 가옥은 주변 야산과 어우러진 입지가 매우 좋다. 집 뒷편 갤러리를 따라 가면 바로 무등산이 훤히 보이는 포인트도 있다. 방문에 앞서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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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의재미술관. |
문화예술투어는 무등산 입구의 의재 허백련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색색의 등산객들과 함께 산길을 따라 오르며 어떻게 광주가 예향이 됐는지를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이러한 투어를 생각해 낸 광주의 젊은 문화예술인을 돌아보며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광주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sportsseoul.com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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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장독대의 백반. |
●먹거리=예향이면서 미향(味鄕)인 광주에는 이름난 한정식집들이 많다. 충장로 장독대는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백반을 제공하는 집이다. 2인 기준 1만6000원에 풍성한 식탁을 차려준다. 장독대(062)223-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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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하지만 맛난 음식과 함께 낭만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백수간재미. |
구시청 쪽 백수간재미는 오랜 단골을 수없이 둔 집이다. 매콤새콤달콤한 간재미 무침과 따끈한 국물을 준다. 싱건지(물김치의 방언)가 아주 맛있다.(062)232-7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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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길은 고즈넉한 한옥에서 정갈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
동명동 황톳길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정갈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도토리묵 잡채와 도토리 수제비 등 웰빙 음식을 깔끔하게 차려내는 집. 매생이떡국과 굴전도 맛있다.(062)226-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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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 언덕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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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입구 중앙식당 닭볶음. |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 게스트하우스는 백년 역사의 선교사 사택을 리뉴얼한 곳으로 1,2층 공간으로 나눠 이용할 수 있다. 오랜 고택이지만 내부는 최근에 지은 어떤 펜션 이상으로 고급스럽고도 기품있다. 지하에는 간단한 회의나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문의(070)4240-0976.
●문의=예술더하기여행(story.kakao.com/ch/artsumtrip).(070)8715-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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