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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 수석원’ 내부 모습./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백양사 제공 |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석탑이든 반석이든 불교든 기독교든 모시는 신은 달라도 돌(石) 하나로 대동단결이다.
먼저 전남 장성에 있는 백양사로 간다. 여기 특이한 박물관이 하나 있는데, 돌만 모아놓은 박물관이다. 지난 4월 개관한 '학봉 선석원'은 달마·나한상 등 부처, 불보살, 수도자의 모습이 담긴 수석(水石) 550여 점을 한곳에 모아 전시한 국내 사찰 최초의 수석 전시관이다. 이곳 방장(方丈)인 지선(70) 스님이 40여년간 수집한 1000여 점의 달마석과 사유석을 모아놨는데, 330㎡(100평) 규모의 전시실에 들어서면 자연의 신비에 절로 입이 딱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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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 선석원’ 내부 모습.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백양사 제공 |
지선은 "왜 하필 산천의 정기가 돌에 도(道)의 형상과 무늬를 그려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면서 돌을 모았다고 하는데, 남한강·한탄강·경호강·섬진강·제주도·거제도·임자도 등 안 가본 데가 없다. 미국·중국·미얀마·일본·네팔·파푸아뉴기니·러시아 등 5대양 6대주 10여 개국을 직접 뒤졌다. '가사 입은 스님' '달마대사' '절하는 보살' 등의 모습이 담긴 돌은 이렇게 모였다. 다음 달 30일까지 '오백나한상 특별전'이 열린다. 나한상의 모습을 한 550여 점의 엄선된 수석이다. 수석은 크게 나한과 달마 등의 모습을 닮은 '형상석'과 여러 기기묘묘한 무늬를 품은 '무늬석'으로 분류된다. 풍마우세(風磨雨洗)를 겪으며 수석이 모양을 얻었다. 세월이 빚은 이 수수께끼는 박물관 뒤편 수장고에도 빼곡하다. (061)392-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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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 선석원’에 전시된 수석 ‘가사 입은 스님’.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백양사 제공 |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돌은 신기하다. 판다 얼굴을 닮은 돌, 호랑이·토끼 무늬가 새겨진 돌…. 숫자 1부터 10까지 새겨진 돌도 세트로 있고, 태극 무늬, 갈대밭, 굴뚝에서 연기 나는 초가집, 낙안읍성 풍경, 예수의 최후의 만찬 등 성경 속 그림을 품은 돌도 있다. 이걸 어떻게 다 모았나 싶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컬렉션이다. 특히 5000만원을 주고 구매했다는 '해바라기석'과 중국에서 사온 키 170㎝짜리 옥색 '연마석'은 아예 보석에 가까워 보인다. 얼마 전 이곳을 찾은 김덕은 한국기록원장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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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 수석원’에 있는 사람 얼굴의 수석과 십자가 무늬 수석. 뒤편에 산·달·구름 무늬 수석도 보인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백양사 제공 |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 윤보선·최규하·노태우·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빼닮은 '대통령 수석'도 전시돼 있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에서 난 돌을 일일이 사 모았다. 이곳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의원을 빼닮은 수석도 있는데, 소문을 듣고 이 의원이 찾아오기도 했다.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유명 배우나 정치인들도 지인을 대동하고 찾는 곳이 됐다.
이곳을 찾은 시간은 오후 10시였는데, 2시간 넘게 파워포인터를 들고 작품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대환영이라고 한다. 물론 무료다. (061)725-5651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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