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명품드라마 호평 속 안타까운 강예원 '발연기' 논란

아시아투데이 정지희 기자 = OCN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이 연일 호평 받는 가운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남기고 있다.

'나쁜 녀석들'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매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력에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더해져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으나 옥에 티에 대한 지적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홍일점 강예원의 캐릭터와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극중 네 명의 남자 배우 김상중·마동석·조동혁·박해진은 선과 악의 미묘한 공존을 그려내며 더할 나위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상중은 냉소적이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강력계 형사 오구탁을 소름끼칠 정도로 생생하게 표현해낸다. 그의 눈빛은 때로는 범죄자보다 악랄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범죄자에게 딸을 잃은 것에 대한 한이 서려 있다.

마동석이 맡은 조직폭력배 박웅철 역시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다. 험상궂은 얼굴과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 거친 주먹을 지닌 그는 예상치 못한 코믹함으로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곤 한다.

누구보다 완벽한 살인의 기술을 지닌 청부살인업자 정태수 역의 조동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살기를 뿜어내는 동시에, 남모를 사연을 지닌 정태수의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연쇄살인마로 변신한 박해진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천재 싸이코패스 이정문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다.

하지만 강예원이 맡은 유미영 역만은 물과 기름처럼 다른 인물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캐릭터 소개에 따르면 유미영은 야망과 독기로 똘똘 뭉친 여경으로,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갖췄지만 알고 보면 대단한 노력파다. 게다가 빼어난 미모와 섹시한 몸매까지 지녔다는 설정이니 네 명의 남자들에게도 결코 지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성이 강하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 속 유미영에게서 이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구탁과 나쁜 녀석들의 의견에 사사건건 반기를 드는 유미영은 독기로 뭉쳤다기보다는 남자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잘못된 판단과 추리로 일을 그르칠 위기에 빠뜨리고 정작 수사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그는 '유능한 여경'이 아닌 '민폐 캐릭터'로 보인다.

강예원의 연기 또한 마찬가지다. 그가 보여주는 연기라곤 매섭게 누군가를 노려보거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이 전부일 뿐, 상황에 따른 섬세한 감정 표현은 찾아볼 수가 없다. 강한 여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지는 대사 톤과 말투는 억지스러움을 넘어서 오글거리기까지 한다.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 부자연스러운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 관련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강예원의 연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격" "중도 하차하거나 비중을 확 줄여줬으면 좋겠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의 의견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나쁜 녀석들' 제작 관계자는 "유미영 자체가 워낙 냉정하고 냉철한 인물이기 때문에 딱딱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 개개인의 캐릭터가 초반에 더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일부러 유미영은 대조적으로 '드라이'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각자의 목적을 지닌 오구탁이나 나쁜 녀석들과 달리 유미영은 그들과 함께 행동하면서도 그들을 견제한다.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과 동떨어져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쁜 녀석들'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하려 하는 강력계 형사와 나쁜 녀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4일 첫 방송돼 매회 2%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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