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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벨 화학상은 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살아 있는 세포를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개발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던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에릭 베치그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박사(54), 슈테판 헬 독일 막스플랑크 생ㆍ물리화학분그룹 소장(52), 윌리엄 머너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과 교수(51)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상위원회는 이들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작은 크기의 물질을 볼 수 있는 현미경을 개발해 나노 세계를 관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는 200나노미터까지였다. 수상자 3명은 1980년 말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 광학 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했다.
헬 소장은 1994년 '유도방출억제(STED) 현미경'을 개발했다. 관찰하고자 하는 물질에 레이저를 쏴주면 에너지를 받아 전자가 들뜬 상태가 된다. 이때 도넛 모양의 레이저를 한 번 더 쏴주면 기존에 들뜬 상태가 됐던 부분만 전자를 방출하게 된다. 이 부분만 관찰을 하게 되면 10㎚ 크기의 분자도 관찰이 가능하다.
베치그 박사와 머너 교수는 1994년 '팜현미경'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작은 분자가 여러 개 겹쳐 있을 때 인위적으로 빛을 내도록 만들어 이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그 뒤 영상을 하나의 그림처럼 잘라서 관찰하면 한 개의 분자가 빛을 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는 "이들 과학자는 작은 단일 분자가 일으키는 화학반응을 처음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2000년대 들어 기술이 상용화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바이러스나 단백질, 단일분자 등의 관찰이 가능해졌다. 뇌 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인 시냅스는 물론 단백질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헌팅턴병 등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등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만든 현미경은 한 대에 5억~10억원 가격으로 상용화됐고 서울대와 KAIST, 울산과기대, 포스텍 등도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보유하고 있다.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은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등에 활용되면서 세포 안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스웨덴크로네(약 110만달러)가 주어진다.
[원호섭 기자 /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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