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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자유형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장순 감독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결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2016년 리우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밝히고 있다. 인천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한국 레슬링 자유형의 잃어버린 금맥캐기에 나섰던 박장순 감독의 목은 선수들을 독려하느라 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쉬어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실패. 한국은 2014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자유형에서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 그러나 ‘자유형의 부활’을 알리는 희망의 찬가는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8체급 가운데 한 체급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6개를 획득하며 2012년 리우 올림픽의 금빛 희망을 한껏 부풀렸다. 자유형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29일에도 세계 최강 이란의 높은 벽에 가로막히기는 했지만 74㎏급의 이상규와 86㎏급의 김관욱, 125㎏급의 남경진 등이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61㎏급에서 동메달을 딴 이승철도 마침내 국제종합대회에서 첫 메달을 손에 넣으며 ‘국제대회 노메달 징크스’를 벗어났다.
레슬링 자유형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사적인 종목이다. 그러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없고 2006년 도하 대회 이후로는 아시안게임에서마저 금맥이 끊겼다. 한국 레슬링 자유형의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장순을 대표팀 감독에 앉힌 것도 레슬링 자유형의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박 감독은 “금메달을 따서 국위선양을 하고 조국에 금메달을 바칠 수 있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오늘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보이지 않는 오늘의 동메달이 다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의 힘이 되고 꿈이 된다. 나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금메달의 맥이 끊겼지만 리우에서 제자들이 그 한을 풀어줄 것”이라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는 “기술적인 보완이 우선이겠지만 그보다 큰 것도 있다.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고스란히 출전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돌아왔다. 나부터 마음을 다잡기 위해 그 때 삭발을 했는데 그 때부터 선수들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교감을 나누면서 신뢰가 쌓였다. 그것이 오늘의 성과로 이어졌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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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자유형의 125kg급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건 남경진이 ‘한국 레슬링은 중량급에서 특히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말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인천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
이가 빠지고 팔꿈치를 다치는 부상 속에서도 무서운 투혼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이상규는 “내가 아닌 누구라도 금메달을 따주기를 바랐는데 그게 제일 가슴아프다.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고 중량급에서 보기 드물게 화려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며 동메달을 확정지은 남경진도 “이번에는 3위에 만족해야 하지만 다음에는 꼭 1위에 오르겠다. 한국이 중량급에서는 특히 약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내가 깨뜨리고 싶다.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하면 안되는 것이 어디있나.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고 다음 목표를 분명히 했다.
레슬링협회 이진걸 이사도 “아쉽기는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지금 이란은 자유형에서 세계 최강이다. 선수층에서부터 상대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등록선수가 3000명에 불과하지만 이란은 10만명 이상이다. 이란에는 레슬링 체육관이 우리나라 태권도 도장보다 많다고 보면 된다.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런던 올림픽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 이렇게 착실하게 준비해가면 2016년 분명히 리우 올림픽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