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푸른 듯 흰 듯… 한·중·일 청화백자의 ‘비밀’

경향신문
원문보기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청화’전… 수장고에 있던 명품 첫 공개
조선 국보·보물 10여점 선봬… 중국 명·일본 에도시대 작품도
청화백자 명품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청화백자 전시회가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조선청화, 푸른 빛에 물들다’란 기획특별전에는 국보·보물 10여점을 비롯해 청화백자의 원류인 중국 명나라 청화백자, 일본에 있는 조선 청화백자와 일본 청화백자, 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처음 공개되는 청화백자, 관련된 현대 도예·회화 등 모두 500여점이 출품된다. 공예이자 회화, 그릇이자 미술품인 청화백자 고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그 발전 과정은 물론, 전통 미감이 현대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순백자에 푸른색의 코발트 안료로 각종 문양을 그린 청화백자는 원나라 때 처음 만들어져 명나라 때는 유럽에 수출돼 큰 유행을 불렀다. 당시 최첨단 하이테크 고부가가치 상품이던 청화백자는 18세기 유럽에서도 동양의 단단하고 가벼운 경질백자를 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국보 제219호 ‘백자청화매화대나무무늬항아리’

국보 제219호 ‘백자청화매화대나무무늬항아리’


조선은 15세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청화백자를 제작했다. 하얀 순백자 위에 파란 문양이 돋보이는 조선 청화백자는 다른 백자와 달리 왕실 전용이었고 종친이나 유력한 사대부·부유층이 제한적으로 향유한 문화란 특징을 지녔다. 페르시아~중국을 거쳐 수입에 의존한 코발트 안료가 워낙 비쌌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화백자는 왕실 전용 가마인 경기 광주의 관요에서 제작된 백자 위에 당대 최고의 화가들인 도화서 화원들이 그림을 그렸다. 백자가 조선을 개국한 신진사대부의 성리학적 정신세계를 투영했다면, 청화백자는 왕실의 품격과 취향을 오롯이 보여주는 고급품인 셈이다.

29일 오후 개막된 전시장에는 국내 14개 기관과 중국, 일본에서 온 명품들이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격조 높은 맛을 뽐내고 있다. 매화와 새가 그려진 ‘백자청화매화새무늬 항아리’(국보 170호)를 시작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청화백자인 ‘흥녕대부인 묘지’(보물 1768호), ‘백자청화송죽문홍치이년명항아리’(국보 176호)와 왕실 행사 때 사용된 용이 그려진 큰 항아리 등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각각 국보 219호와 222호인 ‘백자청화매화대나무무늬항아리’는 매화와 대나무라는 문양의 소재는 같지만 색감이나 형태, 표현 기법 등이 조금씩 맛이 달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표주박 모양의 병에 풀꽃이 돋보이는 ‘풀꽃무늬표주박모양병’(보물 1058호), 팔각형 연적에 중국 산수가 그려진 ‘소상팔경문팔각연적’(보물 1329호), 수장고를 처음 나온 풀꽃무늬가 새겨진 ‘풀꽃무늬사각합’, 화려한 중국의 청화백자와 현대적 세련미가 돋보이는 일본 에도시대 청화백자 등도 눈길을 잡는다.

중국 명나라 ‘구름 용무늬 항아리’(15세기).

중국 명나라 ‘구름 용무늬 항아리’(15세기).



일본 ‘정자 토끼무늬 전접시’(17세기).

일본 ‘정자 토끼무늬 전접시’(17세기).


조선청화백자는 중·일과 달리 공간구성에서 여백을 강조하고 서정적·시적인 분위기이며 절제된 아름다움을 갖는 게 특징이다. 또 우윳빛인 유백색, 새하얀 눈 같은 설백색 등 바탕색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데다 문양에 사용된 푸른색도 맑고 청량하거나 묵직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등 각각 다른 멋을 드러낸다.

전통 미감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킨 박영숙·권영식 등의 현대도예 작품들, 박영숙과 이우환의 협업 작품, 김환기·이우환 등의 회화에선 백자의 아름다움이 오늘 날에도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전시회를 기념해 ‘청화백자 청렴결백의 그릇’이란 주제로 강연(10월1일)하는 방병선 고려대 교수는 “형태나 색감, 문양 등의 비교는 물론이고 수입 안료를 백자, 유약과 어울리게 하고 원하는 색감을 내기 위해 치렀을 숱한 실험, 백자를 만드는 장인과 문양을 그리는 화원의 절묘한 협업 등을 생각하면 전시 관람은 더 의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1월16일까지. 관람료는 3000~5000원. (02)2077-9000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2. 2쿠팡 ISDS 중재
    쿠팡 ISDS 중재
  3. 3평화위원회 출범
    평화위원회 출범
  4. 4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5. 5이수혁 팬미팅 해명
    이수혁 팬미팅 해명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