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헤드폰, 닥터드레에서 삼성 '레벨 오버'로 변경

[미디어잇 이상훈] 삼성전자가 자사의 헤드폰·이어폰 브랜드 ‘레벨’을 판매하기 위해 삼성 모바일스토어, 디지털프라자에서 판매하던 인기 제품 ‘비츠바이 닥터드레’를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필립스나 하우스 오브 말리, 보스 등은 기존과 동일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닥터드레 헤드폰만 빠진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이 닥터드레를 인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자리한 삼성전자 딜라이트관을 방문해 확인해 보니 닥터드레 제품만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은 약 3개월쯤 전에 제품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관련 매장에서 닥터드레 헤드폰을 철수시킨 시기와 유사하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지하 딜라이트관 모습. 타사 제품들은 변함없이 전시돼 있지만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닥터드레 제품은 전부 철수됐다.

닥터드레를 수입·유통하는 CJ E&M 관계자는 “이제 닥터드레 헤드폰은 삼성전자의 라이벌 제품이 되기도 했고, 삼성전자 자체 브랜드 제품이 출시됐으니 굳이 닥터드레 헤드폰을 삼성 유통매장에서 판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자존심 싸움의 영향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는 주요 대회 때마다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닥터드레 헤드폰을 착용한 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태환 선수는 현재 삼성전자의 홍보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서 이를 대체할 헤드폰이 없었기에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헤드폰·이어폰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박태환 선수가 착용하는 헤드폰도 삼성전자의 '레벨 오버'가 됐다. 박태환 선수가 삼성전자 모델로 활동하는 동안은 적어도 삼성전자의 헤드폰 이 '박태환 헤드폰'으로 유명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