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클럽’ 슈퍼부자 35명 자수성가는 10명에 불과

[한겨레] 이건희 13조 1위…삼성가 5명 포함

우리나라에서 개인 재산이 1조원을 넘는 부자는 모두 3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스스로 기업을 일궈 부를 쌓은 ‘자수성가형 부자’는 10명에 그쳤다. 이건희 삼성 회장 가족은 본인과 부인, 세 자녀를 포함해 5명 모두가 수퍼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벌닷컴은 7월말 기준 1883개 상장사와 자산 100억원 이상 비상장사 2만1280개사를 대상으로 대주주나 경영자 본인 명의로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개인 재산을 평가한 결과, 상위 400명의 재산은 모두 183조9290억원이라고 4일 밝혔다. 이들 400명의 1인당 평균 보유 재산은 4590억원이었다.

국내 최고 부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상장사와 비상장사 지분 가치와 서울 한남동 자택 등 본인 명의 부동산을 합쳐 모두 13조2870억원의 재산을 보유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등을 합쳐 개인 재산이 7조644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 회장과 격차는 5조6430억원이었다.

3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삼성전자와 상장을 앞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에스디에스(SDS) 등 비상장사 주식과 한남동 자택 등 개인 명의 부동산을 합해 모두 5조1790억원의 개인 재산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등 4조4620억원으로 4위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주가 급등으로 재산이 4조3400억원으로 불어나 5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3조500억원)과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2조2370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조1920억원), 이재현 시제이(CJ)그룹 회장(2조1560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1조9690억원) 등이 6~10위를 차지했다.

1조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35명 가운데 스스로 기업을 일으켜 재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 부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 10명(28.6%)에 불과했다. 임대주택 사업으로 성장한 이 회장은 비상장사 주식과 한남동 자택 등 부동산을 합쳐 개인 재산이 1조8100억원으로 자수성가형 부자 중 1위(전체 12위)를 차지했다. ‘넥슨 신화’의 주역 김정주 엔엑스시(NXC) 회장은 개인 재산이 1조4720억원(15위)으로 신흥 벤처부호 중 가장 재산이 많다. 국내 대표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의 최대주주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1조3460억원, 17위)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1조2140억원, 25위)도 슈퍼리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슈퍼리치 중 여성은 5명으로 모두 재벌가 출신이거나 ‘상속형’ 부자였다. 이건희 삼성 회장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3320억원)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1조2740억원)이 포함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8960억)도 범 삼성가 출신이다. 1조980억원을 보유한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동양그룹 집안 출신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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