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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언어' 보고서 문법 어떤게 있나

머니투데이 김평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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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보고서'에 대한 보고서]


“보고서는 공무원의 인격이다”, “공무원은 보고서를 통해 말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중요하게 여겨지는 보고서지만 문서작성에 대한 정확한 지침은 없다. ‘사무관리규정’이 유일하다. 문서서식, 기안문 작성법에 대한 기본만 알려주는 지침이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쓸 순 없다. 처음 정부 각 부처에 배치 받은 공무원들은 각 부처의 보고서 양식을 먼저 익혀야 한다.

보고서는 공무원의 ‘언어’다. 한 정부부처 공무원은 “외부인들이 공무원의 보고서를 보면 잘 읽히지 않는다고 하는데 공무원들끼리는 서로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부처별로 양식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문장은 '서술식'이 아닌 '개조식(個條式)' 또는 '반(半)개조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개조식 문장은 '~음', '~함' 등 명사형으로 끝나는 문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썼다'는 서술식, '보고서를 씀'은 개조식이다. 보고서에선 여러 문장으로 표현돼야 할 내용을 몇몇 단어의 나열로 간단하게 나타내야 한다.

보고서의 ‘대세’는 ‘한글 워드프로세서’ 문서다. 대기업의 경우 파워포인트 문서로 보고서를 만들기도 하지만 정부에선 아직 한글 문서를 주로 쓴다. 그림보다는 표, 표보다는 글을 선호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위에서는 인포그래픽스 등을 활용하라고 하지만 아직 글이 편하다”고 말했다.

보고서 양식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글씨체는 휴먼명조체를 써야 한다. 글씨 크기는 14~15포인트가 기본이다. 장관보고에는 16포인트로 할 때도 있다. 중요한 부분에는 ‘볼드’처리를 해야 한다. 줄 간격은 150~160%까지는 줄일 수 있다. 글자 간 간격과 여백에도 기준이 있다.


또 ‘□’, ‘○’, ‘*’ 등 기호를 이용해 세부내용을 분류한다. ‘□’ 항목에 포함된 내용만 읽어도 전체 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면 잘 쓴 보고서다. ‘□’를 읽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를 훑어보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기호 아래에는 무조건 두 줄 이내로 끝내야 한다. 내용은 한 페이지로 딱 떨어지게 맞추는 것이 좋다. 한 장이 기본, 많으면 두 장이다.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예전에 심할 때는 보고서 들고 가면 여백이며 글자 크기를 자로 직접 재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순서는 △추진배경 △현황 및 문제점 △추진 방향 △추진 방안 △향후 계획 △기대 효과 식의 패턴이다. 한 공무원은 “특정 소재가 어떤 부분에 들어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논리적인 보고서 작성을 위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평화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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