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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하정우, “촬영장 가는 차안에서 항상 기도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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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입체감이 있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가 돌아왔다. 그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윤종빈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전작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보여줬던 묵직함을 내려놓고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로 유쾌함과 통쾌함을 선보인다. 특히 하정우는 ‘군도’에서 천한 백정 ‘돌무치’에서 ‘군도’의 에이스인 쌍칼 ‘도치’로 2단 변신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영화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볍고 코믹하다는 말에 “‘군도’는 처음부터 그런 의도였고, 윤종빈 감독 자체가 관객들에게 가볍게 다가가길 원했던 작품이다. 의도했던대로 잘나왔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1인2역 같은 돌무치와 도치..“확연한 구분 위해 귀여움 잊지 않았다”

‘군도’에서 하정우는 최하층 천민 백정 출신 돌무치에서 ‘군도’의 에이스 ‘쌍칼 도치’로 거듭나며 순수하고 모자라 보였던 모습에서 쌍칼을 휘두르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모습까지 동시에 선보인다.

이와 관련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과 20대 중반부터 함께 작품을 해오면서 쌓아온 신뢰 때문에 같이 하게 됐다. 딱히 시나리오를 본 것은 아니었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감독님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출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정우가 생각하는 윤종빈 감독의 스타일은 어떨까. 그는 “윤종빈 감독님의 영화 속 캐릭터는 굉장히 직설적이고, 입체적이다. 그래서 배우의 입장에서 재밌는 부분이 많다. 대개 영화를 보면 영화만으로 지나칠 수 있는데 윤종빈 감독의 영화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살아 있는 게 매력이다”라고 매력을 꼬집었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 속 하정우의 캐릭터는 순수하지만 모자란 듯 보이는 모습의 돌무치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에이스 쌍칼 도치가 각각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돌무치를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귀여움을 잊지 말자였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잭스패로우를 모델로 삼았다. 아이 같은 어벙함을 표현해야 돌무치가 도치로 성장하고, 남자로서 변했을 때 ‘어!’하고 놀라는 쾌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린 아이 같고 귀여운 모습을 더 강조했다. 그런 모습을 생각하다보니 물개가 연상됐다. ‘아기 물개였는데 그런 거친 액션을 소화하네’라는 반응처럼 재미를 주고 싶었다. 반면 도치는 복수심으로 인한 에너지가 추가된, 셰익스피어의 ‘오델로’같은 모습을 생각했다.”


특히 이러한 설정에 대해 하정우는 “영화의 시대가 조선 후기 철종 13년인 어두운 배경이라도 영화적인 판타지는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좀 더 유연한 코미디 요소를 사용했다”라며 “그러한 부분들이 영화적으로는 허용될 수 있는 판타지라고 생각돼 설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스킨헤드보다 파격적인 반삭헤어..“특수분장 시간만 3시간”

‘군도’에서 하정우는 극중 도치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도치의 헤어스타일인 스킨헤드보다 파격적인 반삭헤어를 선보인다.


이런 반삭헤어 스타일을 위해 매일 아침 특수분장만 3시간을 해야했다는 하정우. 그는 “새벽에 깨서 정신없는 와중에 촬영장에 가면 잠도 덜 깬 상태에서 헤어 면도부터 한다. 그리고 그 위에 애프터 쉐이빙을 바르고 패치를 붙인 다음, 파우더로 부분들은 메워준다”라고 과정을 설명한 후 “그걸 매일 반복하면 10년 전 화났던 일이 다시 떠오를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군도’를 촬영할 당시 실제 아이돌 그룹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이 반삭헤어스타일을 하고 TV에 출연해 촬영현장에서 하정우의 머리를 ‘산다라 박 머리’라고 불렀단다. 하지만 보통 일반적인 가발이 아닐뿐더러 여름에 진행된 촬영 덕분에 힘들었을 터.

“반삭헤어 스타일이 한 쪽은 패치고, 한쪽은 가발이어서 그것을 중간에 모자처럼 벗을 수도, 뗄 수도 없다. 더운 여름 촬영이라 머리부터 등까지 땀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래서 촬영장 가는 차안에서 항상 기도했다. 오늘도 그 분장을 견디게 해달라고. 다른 배우들도 고통스러워했지만 다른 배우들도 나의 고통을 이해해줄 정도였다.”

낮에는 해가 있어 더운 것이라 생각한 하정우는 밤 촬영은 시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영화 촬영이 진행된 곳은 칠흑같은 어둠이 깔린 깊은 산속이었고, 조명이 필요한 곳이었다. 이에 하정우는 “밤 촬영에서는 너무 어두워서 횃불을 사용했다. 조명 대용으로 횃불을 사용했는데 엄청 더웠다. 횃불이 덥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이렇게 더위와의 싸움으로 인해 땀띠가 나다 못해 어우러기(피부 각질층에 곰팡이균이 번식해 반점을 만들어내는 질환)까지 생겨 촬영이 끝나고도 4개월간 고생한 하정우. 이런 고생을 경험한 그는 “실제 촬영이 끝나는 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기분에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나 정말 파이팅했다.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줬다’”라며 마치 추억을 회상하듯 당시를 떠올리며 웃어보였다.


◇ 연출가 하정우..“할아버지 돼도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 얻었다”

하정우는 지난 2013년 7억 저예산 영화 ‘롤러코스터’로 정식 감독으로 데뷔했고, 현재는 70억 대작 ‘허삼관 매혈기’의 메가폰을 잡았다. 연출을 하게 되면서 깨닫게 되는 바가 많았을 터.

“‘군도’ 촬영하면서 힘들었지만 윤종빈 감독이 왜 그런 설정을 선택했는지 이해는 갔다. ‘롤러코스터’ 작업 끝나고 제일 먼저 전작 감독님들한테 다 사과했다. 내가 모니터 앞에 앉아보니 알겠더라. 내가 얼마나 모자란지. 그래서 ‘더 테러 라이브’와 ‘군도’는 촬영 때 감독에게 더 협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배우로서 30편의 장편영화를 찍었어도 ‘정말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는 메가폰을 잡은 뒤 “할아버지가 돼서도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라며 ‘영화라는 작업이 이제는 알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꼭 뒤통수를 친다. 그게 뭔지 알아내기 위해서 지금까지 영화를 찍고 있다’라고 말한 우디 앨런의 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단다.

‘허삼관 매혈기’는 총 60회 차로 경남 합천, 순천, 양수리 세트장에서 촬영 끝내고 다시 순천에서 촬영중이다. 현재 19회 차까지 촬영이 진행됐단다. 아직 감독으로서는 경험이 부족한 하정우는 70억짜리 대작 ‘허삼관 매혈기’ 준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류승완 감독은 ‘짝패’를 하면서 연기와 연출을 같이 경험했다. 그래서 ‘베테랑’ 촬영중인 감독님한테 많이 물어봤다. 전작을 함께 했던 감독님들한테 가서 모니터를 많이 받았다. 특히 윤종빈 감독이랑은 2박3일 동안 시나리오 최종 수정까지 했고, 김병우 감독에게는 신 바이 신으로 조언 받았다.”

그렇다면 배우로서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질 정도로 최고인 그가 연출을 하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내가 진짜 재밌어하는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여주려고 한다. 나는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 외국의 코미디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30대 배우인데 여타 배우들처럼 멋있는 비주얼의 ‘실장님’ 역할은 하고 싶지 않을까. 그는 “크게 없다”라며 “영화 ‘암살’ 비주얼 괜찮을 것이다. 비주얼을 중점으로 작품을 하지는 않는다. 40살이 넘어서 로맨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라며 웃어보였다.

한편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을 담은 작품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윤예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nedai@starnnews.com노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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