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이가 몇 갠데 만화영화를 보느냐.”
어른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만화영화를 보고 있으면 주변 사람이 흔히 건네는 말이다. 만화영화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는 훌륭한 창작물이라지만, 동시에 어린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으로 하대받기도 한다. 대부분의 만화영화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밝고 발랄한 내용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애들은 가라. 최근 성인만 볼 수 있는 ‘19금’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스튜디오 다다쇼’에서 제작한 <발광하는 현대사>(사진)다. <발광하는 현대사>는 주인공 ‘현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섹스와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섹스를 통해 관계의 역학에 대해 들여다보는 영화다. 영화는 유명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그린 강도하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어른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만화영화를 보고 있으면 주변 사람이 흔히 건네는 말이다. 만화영화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는 훌륭한 창작물이라지만, 동시에 어린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으로 하대받기도 한다. 대부분의 만화영화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밝고 발랄한 내용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애들은 가라. 최근 성인만 볼 수 있는 ‘19금’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스튜디오 다다쇼’에서 제작한 <발광하는 현대사>(사진)다. <발광하는 현대사>는 주인공 ‘현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섹스와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섹스를 통해 관계의 역학에 대해 들여다보는 영화다. 영화는 유명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그린 강도하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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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를 맡은 홍덕표 감독(왼쪽)과 연상호 제작감독이 15일 서울 중구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앞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발광하는 현대사>를 연출한 홍덕표 감독(38)과 제작을 담당한 연상호 감독(36)을 만났다. 연상호 감독은 “옛날부터 성인들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특히 성인들만 볼 수 있는 ‘야애니(야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꼭 한번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케이블채널 MTV에서 만든 ‘비비스 앤드 버트헤드(Beavis and Butt-head)’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의 성인들도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틀어박혀서 매일 MTV나 보는 소심한 청년들을 소재로 한 이 애니메이션에는 욕설과 함께 성인들이 즐길 만한 코드들이 들어 있다.
연 감독은 “한국에서도 1998년에 <누들누드>라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왔었는데,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당시 영화관 개봉 없이 비디오테이프로만 볼 수 있게 제작된 <누들누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2편까지 제작됐다. 이후 <누들누드>를 따라 수많은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왔다. 그러나 비디오 시장이 몰락하면서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은 싹도 피우지 못한 채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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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스튜디오 다다쇼에서는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사회고발성 애니메이션을 내면서 성인들을 애니메이션 영화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충분히 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두 감독은 이번엔 좀 더 즐겁고 대중적인 소재로 대중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연출을 맡은 홍덕표 감독은 “원작의 작품성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팔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정사신은 살색과 움직임을 더 도드라져 보이도록 과감하고 자극적으로 표현했다. 원작 웹툰은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들의 숨겨진 과거나 트라우마들을 조명하는 등의 극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영화로 만드니 극적인 요소들이 더욱 돋보였다. 홍 감독은 “애니메이션 일을 하면서 항상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같은 것을 느꼈다”며 “작업에 들어가기 전 원작 웹툰을 읽는 순간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발광하는 현대사>는 영화관에서 개봉을 하지 않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배급방식을 택했다. 지난 10일부터 IPTV, 웹, 모바일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총 220분 분량을 IPTV에서는 상·중·하로, 웹에서는 11편으로 나눠서 서비스하고 있다. 개봉 첫날 콘텐츠를 공급하는 웹사이트 세 곳에서 모두 다운로드 1순위에 올랐다. 이번에 기존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서비스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스튜디오 다다쇼에서는 앞으로도 성인들이 볼만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성인들은 분명히 많이 존재하지만 아직 투자나 제작을 하는 쪽에 확신을 심어 주기에는 드러나는 결과물들이 없었다”며 “10년 정도의 긴 시간을 보면서 점점 성인 애니메이션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