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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남편 訪北(방북)은 내 작품… 웃지 못하게 표정 연습 시켜"

조선일보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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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어려운 선택'서 "女기자 석방위해 오바마에 건의"]

개인 자격 방북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무미건조한 표정 지어
클린턴 "당시 본드 영화 오디션하는 기분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은 10일 "남편 빌 클린턴이 2009년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들 석방을 위해 방북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가 직접 건의해 성사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무장관 재임 때를 다룬 자서전 '어려운 선택(Hard Choices)'에서 "김정일이 여기자 석방 대가로 고위급 방북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기자들이 속한 커런트TV의 앨 고어 전 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1990년대 북한과 대화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빌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놀라운 제안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4년 김일성 사망 때 위로 편지를 보낸 것이 북한의 호감을 샀고, 전직 미국 대통령의 구출 작전으로 국제적 관심을 끌려고 했을 것이라고 힐러리는 분석했다.

참모들 "이용당한다" 반대

백악관 참모들은 반대했다. 힐러리는 "참모들은 고위급 방북이 김정일의 잘못된 행동을 보상하는 것으로 비칠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빌 클린턴 특사'를 설득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카드"라며 동의했다고 힐러리는 밝혔다.

오바마 정부는 민감성을 감안해 '개인 자격 방북'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김정일과 불가피하게 사진을 찍게 되면 웃지도 찡그리지도 말라"고 사전 교육을 했다. 실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 당시 무미건조한 표정의 사진만 남겼다. 클린턴은 나중에 힐러리에게 "(사진 찍을 때) 제임스 본드 영화 오디션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2009년 대북 대화 제의가 일종의 미끼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중국을 포함해 주변국들이 제재에 동참할 수 있게 하려고 한 수를 던진 것이었다"며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에게 '어렵겠지만, 함께 행동하면 북한의 사고를 바꿀 수 있다'고 설득해 유엔 안보리에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힐러리는 북한이 자신을 '웃기는 여자(funny lady)'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남북한 너무 달라 충격

힐러리는 2010년 7월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그때 남북한 체제가 극명하게 비교돼 놀랐다고 한다. 그는 "불과 2.5마일을 사이에 두고 한국은 가난과 독재에서 벗어나 번영과 민주주의로 향해 빛나는 발전을 하고 있었지만, 북한은 공포와 기근의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들을 만찬에 초대하고는 '내가 자수성가했던 것처럼 한국은 한때 북한보다 더 가난했지만, 미국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아시아 중시 전략을 소개하면서 힐러리는 "아시아는 미래의 성장 기반이지만 동시에 안보의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가장 눈여겨볼 것은 바로 북한의 불가측한 독재 정권"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모순 덩어리'라고 규정했다. 힐러리는 "중국이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미봉책으로 가리려는 독재 정권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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