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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5월 10일] 사랑의 자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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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 오르면 야외전망대 난간에 수천개의 자물쇠가 매달려 있다. 연인들이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매달은 '사랑의 자물쇠'다. 얼마 전 TV드라마에서 이 장소가 방영되면서 자물쇠 개수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 사랑의 자물쇠가 일종의 의식처럼 인식되다 보니 이젠 부산 중구 영주동 산복도로 전망대, 대구 동구 용수동 팔공산 케이블카 전망대 등 지방 곳곳의 명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 사랑의 자물쇠 유래는 확실치 않다. 100여년 전 1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의 한 여성이 전쟁터에 나간 연인이 사망하자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다리 난간에 자물쇠를 매단 게 시초란 설이 있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폰테 베키오 다리 철조망에 자물쇠를 걸어 놓고 열쇠를 강에 던지면 영원한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후 유명 시인과 소설가들이 잇달아 소재로 다루면서 사랑의 자물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 하지만 연인들이 난간이나 가로등, 벤치, 조각물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자물쇠를 매달아 놓다 보니 안전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최근 폰테 밀비오 다리 가로등 2개가 자물쇠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졌다. 프랑스 파리의 퐁데자르 다리도 자물쇠가 점령해 붕괴 위험마저 일었다. 당국이 난간을 교체했는데 자물쇠 무게만 0.5톤이 넘었다. 현재 파리 다리와 에펠탑 난간에만 70만여개가 매달려 있다고 한다.

■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는 주변에 던지다 보니 강바닥이나 전망대 아래 부분은 버려진 열쇠가 가득하다. 또 자물쇠가 빗물에 노출되다 보니 녹이 슬어 온통 녹물투성이가 되는 등 점점 흉물스런 모습으로 변해가는 문제도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비오 다리에 자물쇠를 달다 적발될 경우 50유로(약 7만1,000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안전과 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도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

염영남 논설위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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