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봄이 무섭다 ① / 부자·출세한 사람 더 걸려 ◆
우리 사회에 우울증이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실직 등 경제적 요인과 맞벌이 부부, 독거노인, 1인가구 증가 등 사회적 요인이 겹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우울증은 고령화사회의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울증은 보통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경제력 상실이나 신체기능 저하 등 원인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또 9세 이하 아동에서도 심심찮게 생기는 등 연령 구분 없이 발병한다.
우울증은 숨겨진 환자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일반 대중의 편견으로 실제로 정신과 의사를 찾는 환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방치하다 보면 죽음(자살)에 이르게 하는 중병이 우울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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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팍팍한 살림살이 등 경제적 요인과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요인이 겹치면서 우리 사회에 우울증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우울증은 숨겨진 환자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일반 대중의 편견으로 실제로 정신과 의사를 찾는 환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방치하다 보면 죽음(자살)에 이르게 하는 중병이 우울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경증에서 중증의 우울증(F32-우울병 에피소드, F33-재발성 우울병 장애)을 원인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기준으로 58만여 명에 달했다. 10년 전에 비해 77% 증가했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우울증 실태조사에서는 평생에 한 번 이상 우울증을 앓은 비율(평생 유병률)은 전체 국민의 6.7%(남자 4.3%, 여자 9.1%)였고 1년 이내 우울증을 경험한 일년유병률은 전체 3.1%(남자 1.8%, 여자 4.3%)로 나타났다.
이중규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복지부 실태조사는 6022명을 전문가가 심층 설문조사한 것으로 중증도의 우울증으로 병원 입원이 필요했던 경우"라며 "따라서 실제 가벼운 증상까지 포함하면 우울증 환자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심한 우울증을 앓은 환자는 국민 전체로는 약 335만명(6.7%)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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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설문조사한 결과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 매일경제가 모바일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조사한 '20~60대 우울증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442명(44.2%)이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 문항에 "우울증은 이별, 사별, 미취업 등의 이유로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 등 기준을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응답자들이 우울증과 우울감을 정확히 구별하지 않고 '우울한 심적 상태'를 기준으로 응답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장은 그러나 "응답자들이 정확히 의학적으로 구분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나 응답자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설문 자체의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왕성민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응답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우울 증세가 있었다고 대답한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높은 빈도수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56.7%)이 가장 많았다. 특히 20대(53.5%)와 30대(49.2%)는 절반가량이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왕성민 전문의는 "높은 청년 실업, 불안한 미래, 조기 은퇴 등 원인으로 우울증을 앓는 '2030세대' 환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경쟁적 사회시스템과 불안한 경제 상황이 젊은이들의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울증에 걸린 이유(복수 응답 합산 비율)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23%로 가장 높았으며 '연인과 이별'(16%) ,'공허함'(13%), '가족ㆍ회사에서의 소외'(12%), '임신과 출산'(7%), '실직과 퇴직'(7%)이 그 뒤를 이었다.
우울증은 한 번 걸리면 재발이 자주 되는 질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1회 발병이 26.7%에 그쳤고 2회(30.3%), 6회 이상(19.5%), 3회(16.1%) 등 재발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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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인해 겪은 잊기 힘든 경험(복수 응답 허용)에 대해서는 '건강 악화'와 '연인과의 이별' 등이 1, 2위를 차지했다.
왕성민 전문의는 "맞벌이 부부 증가와 독거노인, 1인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적 변화도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그만큼 공감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 영역과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마음의 병에 걸렸을 때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문의 제언
20ㆍ30대의 우울증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의식과 같은 심리적 유발 요인이 크다. 따라서 젊은층의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아닌 상담치료만으로도 호전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우울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에 효과적이다.
또 매일 땀이 조금 날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해주면 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적절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나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교수
[박기효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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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팍팍한 살림살이 등 경제적 요인과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요인이 겹치면서 우리 사회에 우울증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김호영 기자]](http://static.news.zumst.com/images/18/2014/04/15/20140415.01110108000002.03L.jpg_139746188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