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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질환’ 치료받는 여군에게 “성관계 문란해 저런 병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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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오대위 자살 부른 소령의 성폭력 발언…또다른 피해자들의 증언

“가해 소령, 성폭력 발언·폭언 일삼아”

같은 부서 여군들, 공판 당시 진술

다른 부서 하사 두고 “얼굴에 색기…”

대부분 오 대위 앞에서 성폭력 발언


지난해 10월 직속상관에게 성추행과 언어 성폭력을 당하고 성관계를 요구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아무개 대위 사건’의 가해자인 노아무개 육군 소령은 오 대위뿐 아니라 같은 부대의 다른 여군들에게도 성폭력 발언을 일삼았다.

25일 군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노 소령이 책임자로 있던 육군 15사단 부관참모부에 근무하는 여군인 ㄱ하사, ㄷ하사, ㄹ중위 등 간부들과 ㅁ일병, 군종부 소속 ㄴ하사 등이 언어 성폭력의 추가 피해자들이었다.

여성 질환이 있어 치료 중이던 ㄱ하사는 노 소령으로부터 “성관계를 문란하게 하면 저런 병이 생긴다. 여자는 자고로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ㄷ하사도 “저렇게 몸을 막 굴리는 애들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노 소령의 성폭력 발언을 들어야 했다. ㄹ중위는 사무실에서 “넌 얼굴에 색기가 있다. 누구처럼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 노 소령은 다른 장병들이 있는 상황에서 여군들에게 이런 성폭력 발언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다.

노 소령은 다른 부서인 군종부의 ㄴ하사를 두고도 “쟤 얼굴을 봐라. 얼굴에 색기가 있지 않냐. 저런 아이가 색에 눈을 뜨면 180도 바뀐다”, “너는 여자가 짧은 반바지를 입냐? 너는 못생겨서 괜찮겠다” 등 성적 폭언을 퍼부었다. 남성인 ㅁ일병에게도 노 소령은 “봉은 뭐하러 가져왔냐. 자위하러 가져왔냐. 너는 구멍이 없어서 못 하지?”라는 언어 성폭력을 가했는데, 그 자리에는 숨진 오 대위 등 여군들이 있었다.

공판에서 15사단의 한 여군 간부는 “오 대위가 전입 오고 나서부터 성적 농담을 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부하들인) 여군들이 (특별한) 반감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그 뒤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노 소령의 언어 성폭력이 이뤄지던 거의 모든 자리에 직속 부하인 오 대위가 함께 있었다. 오 대위는 노 소령의 직간접 성폭력 발언에 상시로 노출돼 있었다.

사단장을 보좌하는 부관참모부 조직이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성 군기 위반이나 성폭력으로 노 소령을 고발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 대위는 여군 인권을 위해 부대마다 한 사람씩 배치된 여군 고충 상담관이었다. 다른 여군들을 상담해 부대장에게 보고했던 오 대위에게는 정작 자신의 문제를 상담할 사람은 없었다. 오 대위는 10개월을 근무하는 동안 분기별로 후임 여군들의 애로사항을 보고받고 그에 대해 부대 간부들과 회의를 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자신의 ‘애로사항’은 털어놓지 못했다.


육군 관계자는 “15사단에서는 지난해 성 군기 사고 예방 교육을 열외자까지 포함해 총 4차례 실시했으며, 전원 참석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차원에서도 지난해 전 군 간부를 대상으로 성 군기 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했고, 전원 참석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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