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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룸살롱 1억 넘게 외상술 먹은 '봉이 이선달'

머니투데이 류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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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이모씨(40)는 친구와 함께 강남의 한 룸살롱을 찾았다. 젊은 시절 '잘 나갈 때'는 안방 드나들듯이 하던 유흥업소. 그러나 사업이 기울고 무직 상태로 지내면서 자연스레 발길을 끊은 지 몇 년 만이었다.

업소로 들어서는 이씨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인사를 건네는 마담의 얼굴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는 사람이 확실했다. 10년 전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술집에서 일하던 임모씨(40·여)였다.

당시 속칭 '새끼마담'이었던 임씨는 10년 사이 종업원 수십 명을 관리하는 마담이 돼 있었다. 반갑게 아는 척을 하며 다가오는 임씨에게 이씨는 자신의 근황을 전하면서도 사업이 망해 부모 집에 얹혀살고 있다는 사실은 숨겼다.

이씨는 서른 살이던 10년 전 부동산개발 관련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면서 임씨를 처음 만났다. 재력가인 부모가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해준 덕에 한 달에 1억원을 술값으로 탕진하기도 했다.

'마담 임씨'의 기억 속의 이씨는 젊은 나이에도 돈이 많고 씀씀이가 큰 '우량 고객'이었다. 그렇게 10년 만의 재회 후 두 사람은 연락을 계속 이어갔다.

임씨가 새로 개업한 고급 유흥업소의 마담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이씨에게는 빈주머니인 자신에게 술과 여자를 제공할 사람이 필요했고, 임씨는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에 든든한 돈줄이 될 손님을 원했다.


그 날 이후 이씨는 임씨의 업소에 사흘이 멀다하고 드나들기 시작했다. 열에 아홉은 혼자 가서 즐기는 일이 대다수. 하지만 별다른 벌이가 없던 이씨가 한 번 갈 때마다 200~300만원씩 하는 술값을 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씨는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내가 누군지 알지? 사업이 잘 안 풀려서 지금은 잠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데, 곧 이자까지 넉넉히 붙여서 갚을 테니 외상으로 해 줘"

10년 전 이씨의 넉넉한 돈 씀씀이를 떠올린 임씨는 '룸비 외상'을 주기 시작했다. 이씨의 외상값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술값, 종업원 팁, 대리운전비 등 6개월만에 1억3000여만원에 이르렀다.


이쯤 되자 임씨는 이씨에게 외상값을 독촉하고 나섰다. 사업이 잘 풀리면 주겠다는 핑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쯤 이씨는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6개월 사이 57회나 룸살롱을 드나들며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던 이씨는 결국 지난 7월 잠적을 택한 것이다.

임씨는 지난 9월 연락이 끊긴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몇 개월간 숨어 지내던 이씨는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룸살롱 외상 술값 사건은 비로소 막을 내렸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사업상 일 때문에 지방을 돌아다녔다"며 "외상값은 사업이 잘 되면 바로 갚겠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억원이 넘는 외상술을 마시고 도주한 혐의(사기)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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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민기자 r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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