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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vs 재건축 워커힐아파트 어디로?

매일경제 정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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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로 7년째 조합설립 못한채 사업 표류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맞서 재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일대.  <매경DB>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맞서 재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일대. <매경DB>


서울 강북의 대표적 명품 주거지로 꼽히는 광진구 워커힐아파트 개발이 표류하고 있다. 10월 20일 서울시에서 정비예정구역 선정이 보류됐지만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들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측이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커힐아파트는 △공급면적 185㎡ 144가구 △188㎡ 108가구 △221㎡ 180가구 △254㎡ 144가구 등 총 14개동 576가구로 이뤄졌다. 이곳은 2004년 리모델링 추진 초기부터 리모델링 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다. 광진구를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에 건설사들의 시공권 쟁탈 경쟁까지 겹치며 리모델링 논의 이전에 비해 집값이 2배 가까이 뛰었다. 2007년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 시공사로 선정하며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소유주 중 67%가 찬성해야 설립이 가능한 리모델링 조합도 아직 설립되지 못했다.

추진 초기만 하더라도 주민들 간에는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을 해서 집값을 올리는 게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리모델링을 원하는 주민이 좀 더 많다. 리모델링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가구 수 중 약 56%에 달하는 320가구가 리모델링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했다. 가구 수를 늘리지 않아서 분담금을 많이 부담하더라도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상류층 아파트라는 자존심도 여기에 한몫했다.

조봉채 리모델링추진위원회 대표는 "서울시 정비예정구역 지정 보류로 재건축 논의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여러 업체와 리모델링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9월 말 건설사업관리(CM) 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기도 했다. 추진위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건축을 원하는 입주자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주민 A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택 경기 침체로 가구당 2억원 정도 들어가는 리모델링 비용을 향후 집값 상승으로 뽑아낸다는 보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재건축을 하되 건설사에 일정 수준 이윤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가구 수를 늘리자는 의견도 생겨나고 있다. 분담금을 줄여 '실리를 챙기자'는 주민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리모델링 논의가 시작된 지 7년여가 흘렀지만 아직도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는 데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주민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거의 모든 가구가 큰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해놓아 당장 사는 데 별 지장이 없다"며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둘 다 반갑지 않다.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그 기간에 이주해 살 만한 동네가 없다"면서 "나로서는 그냥 이대로가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담당 자치구인 광진구는 "입주자들이 한쪽으로 합의를 보기 전까지는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현재 재건축 지지 세력과 리모델링 지지 세력 중 한쪽이 우세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올해 서울시에서 내려온 업무처리 지침상 75% 주민 동의 없이는 한쪽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워커힐아파트는 쾌적한 환경을 갖춰 주거 입지로는 최고지만 오랫동안 거주한 노년 계층 많아 정비사업에 대한 추진 동력이 약하다"며 "단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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