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뉴스1 언론사 이미지

앞못보는 경민씨 "미담이 덕에 영어교사됐어요"

뉴스1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원문보기
삼성 안내견사업 20주년…164마리 시각장애인 눈 됐다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김경민 교사와 안내견 '미담이'© News1

김경민 교사와 안내견 '미담이'© News1

김경민씨는 영어교사다. 중학교 1·2학년 영어를 담당하는 그녀 곁에는 늘 함께 하는 친구가 있다. 이름부터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듯한 '미담'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안내견이다. 2007년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그녀의 곁을 지켜왔다.

경민씨는 생후 1개월에 녹내장 판정을 받고 26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서울맹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숙명여대 교육학과에 합격 후 기존의 맹학교와는 생활환경이 전혀 다른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고민하던 경민씨는 2005년 TV 드라마 '내사랑 토람이'에 나왔던 안내견의 기억을 되살려 안내견학교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경민씨와 같은 시각장애인에게 대학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성적은 늘 톱클래스였다. 왜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는지 이유를 묻자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교재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자원봉사 학생들부터 안내견 '미담이'에 부모님까지…. 그런데 열심히 안 할 수가 있나요"라고 반문한다. 경민씨는 2011년 가을, 숙명여대 문과대 수석으로 졸업했다. 경민씨는 곧바로 교사 임용고시에서도 합격, 안내견 파트너로는 처음으로 일반학교 영어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경민씨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중학교에서 3년째 선생님으로 생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담이'의 존재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며, "미담이는 이제 제 분신이라던가, 가족이라던가 하는 의미 이상의 존재입니다. 최근에 생각해봤더니 저에게 미담이는 여러 존재 중의 하나지만, 미담이에게 저는 전부인 것 같아서 너무 고맙고 소중해요. 삼성 덕분에 20살 때 안내견 미담이를 선물받은 것은 제 인생에서 너무 큰 변화였어요"라고 말한다.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이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3년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국내의 성숙한 애견 문화를 선도하고,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돕기 위해 시작됐다. 994년 4월 첫 안내견 배출 이후 20년간 사업을 지속해 왔으며, 매년 10마리 내외의 안내견을 무상 기증해, 총 164마리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됐다. 안내견과 함께 한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은 대학생부터 교사, 공무원, 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안내견 활동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지난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이 자리에서 안내견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23일 안내견 사업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대강당에서 기념행사와 기증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화재 전용배 부사장과 안내견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조병학 전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직원과 자원봉사자 250명이 참석했다. 안내견을 기증받을 시각장애인 여섯명과 그 가족도 자리를 같이 했다.

기증식에서 홍상모(54·남), 김경식(52·남), 최병분(54·여)씨 등은 기존 안내견이 은퇴해 대체 안내견을 기증받았다. 고보경(20·여), 김영신(22·여), 이정헌(23·여) 등 대학생 세명은 새롭게 안내견을 받았다. 이와 함께 안내견 활동 20년을 정리하는 기념영상 상영, 안내견 사업에 공헌한 자원봉사자와 훈련사에 대한 감사패 수여, 20주년 기념수기집을 출간하는 자리도 함께 가졌다.


이날 발간된 기념수기집 '너를 만나 고마워'는 20년간 안내견 사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안내견학교 임직원, 안내견 파트너 등 20명의 수기를 정리한 서적이다. 일반 서점에서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화재 본사 1층에서는 20주년을 기념한 '안내견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는 일반인들도 방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재명 정부 국민성장펀드
    이재명 정부 국민성장펀드
  2. 2이춘석 차명거래 의혹
    이춘석 차명거래 의혹
  3. 3통일교 특검법 발의
    통일교 특검법 발의
  4. 4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5. 5축구협회 예산 확정
    축구협회 예산 확정

뉴스1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