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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빅독(Big Dog)/보스턴다이내믹스 제공 |
‘윙,윙, 윙윙윙 위~잉’
시동이 걸리고 네 발 달린 기계 ‘한 마리’가 질주하기 시작한다. ‘윙윙’ 시동 소리는 ‘컹컹’하는 사나운 울부짖음으로 들린다. 시속 30km로 달음박질하는 모습이 늑대와 야생동물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미국 동부의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제작한 로봇 ‘와일드캣(WildCat)’이다.
지난 주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와일드캣 유튜브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이번엔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밀리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14일(현지시각) 알려졌기 때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6개월간 로봇 업체를 6개나 인수했다. 지금까지 인수한 로봇 업체의 수는 8개에 이른다.
◆ 사족 보행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1992년 마크 래일버트(Marc Railbert)가 설립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족(二足) 또는 사족(四足) 보행 로봇 개발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왔다. ‘빅 도그(Big Dog)’ ‘치타(Cheetah)’ ‘와일드캣’ ‘ 아틀라스(Atlas)’ 등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은 치타처럼 빨리 달리면서도 놀랄만한 균형감각을 자랑한다.
평지가 아닌 곳에서 보행할 수 있는 로봇 제작 기술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단연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회사는 미국 국방성과도 오랫동안 계약을 맺고 로봇 기술을 제공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평판이 구글의 로봇 개발 계획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MIT테크놀러지리뷰(MIT Technology Riview)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인 아틀라스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재앙에서 인간을 구조할 수 있는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근작 ‘제3인류’의 신(新) 인류의 모습이 아틀라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3인류에선 각종 핵과 화학 무기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방사능 면역체계를 가진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킨다.)
◆ 구글의 로봇 구상은
구글은 도대체 로봇으로 무엇을 하려고 할까. 구글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포함한 총 8개 로봇회사를 인수했다. 샤프트(Schaft), 인더스트리얼 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 레드우드 로보틱스(Redwood Robotics), 봇 앤 돌리(Bot&Dolly), 오토퍼스(Autofuss), 메카 로보틱스(Meka Robotics), 홀롬니(Holomni) 등이 구글이 인수한 로봇 기업들이다.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제(OS) ‘안드로이드’를 총괄해온 앤디 루빈 부사장이 이번엔 구글 로봇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일단 구글이 새로운 차원의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룬다. 구글이 인간을 대체해 소포 및 우편배달, 창고 정리, 노인 돌보기 등을 할 로봇을 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구글이 무인 택배 분야를 두고 아마존과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가령, 구글은 무인 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아마존은 드론(소형 무인비행기)를 만들어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두 회사가 한판 붙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MIT테크놀러지리뷰는 구글의 로봇 회사 인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앞으로 ‘공장 자동화’ ‘텔레매틱스’ ‘무인자동차’ 등이 데이터가 쏟아져 나올 보고(寶庫)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로봇을 통제하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게 되고, 데이터를 확보하면 사용자를 더 잘 분석해 맞춤형 제품 개발도 가능해진다는 것이 MIT테크놀러지리뷰의 설명이다.
구글은 향후 로봇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구글이 방위(防衛)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구글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국방성과 맺은 기존 계약은 존중하겠지만, 구글이 방위 기업이 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류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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