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 씨(왼쪽)와 벨라 씨(오른쪽) |
(서울=연합뉴스) 임경빈 인턴기자 = 우간다 출신 유학생은 우연히 들어선 공연장에서 한 가수가 노래하는 모습을 본 순간 그녀에게 빠졌다.
운명처럼 시작된 만남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사랑의 힘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나누고자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남편 로니(본명 로널드 무테게키·33) 씨와 아내 벨라(본명 정효진·38) 씨는 지난 18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진심을 담은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위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국제부부 로벨라의 로니 씨(왼쪽)와 벨라 씨(오른쪽) |
부부는 현재 '국제부부 로벨라'(@robellalove)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부부는 SNS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관해 "우리의 일상이 너무 재밌어서 다른 사람들도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며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소통의 가교 역할도 해보자는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부부의 일상 속 한국 문화에 완전히 녹아든 로니 씨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낸 콘텐츠가 인기다.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한 영상이 여러 개이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13만 명을 넘었다.
특히 로니 씨가 "모르나", "건드리지마라" 등 경상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영상은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국제부부 로벨라의 인스타그램 영상들 |
부부는 인기의 이유로 웃음 한편에 자리한 공감과 진심을 꼽았다.
로니 씨는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나 행동이 한국인과 비슷하다는 점이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전했다.
벨라 씨도 "콘텐츠를 만들 때 자극적 요소보다 진심이 담겼는지를 고려한다"며 "사람들이 그 따뜻한 마음을 알아봐 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자란 로니 씨는 6살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그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스스로 해결하며 독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라며 "나중에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평소 좋아하던 코딩을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마케레케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유학을 고민하던 차에 드라마 '시티헌터'를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경북대에서 공부하던 선배의 도움을 받아 유학을 준비한 로니 씨는 2017년 한국 정부 장학 프로그램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입국했을 당시 한여름이라 너무 더웠다. 마치 불가마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며 "그래도 에어컨 덕분에 버텼다"고 말했다.
이후 2018년부터 경북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다양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우간다 시절 로니 씨(왼쪽)와 그의 친누나 |
2019년경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찾은 대구의 한 재즈 클럽에서 가수로 노래하던 벨라 씨의 모습을 본 순간 첫눈에 반한 것이다.
로니 씨는 "마치 무대 위에서 자기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로니 씨의 구애로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2021년 혼인신고를 했다.
둘의 만남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이겨냈다.
벨라 씨는 "결혼비자를 얻고자 접근한 거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으나 다 저를 위한 걱정으로 생각했다"며 "농담 삼아 남편에게 언제 도망가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벨라 씨는 "2021년 남편의 일로 우간다를 방문했을 때 시아버지께서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며 "그런데 막상 가보니 도시의 시장님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다 모인 깜짝 결혼식 자리였다. 미처 준비할 겨를도 없어 사복 차림으로 우간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2023년 5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현재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한다.
로니 씨(왼쪽)와 벨라 씨(오른쪽) |
로니 씨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회사에서 자동차 부품 관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20년 차 음악가인 벨라 씨는 솔(soul) 장르를 기반으로 뮤지컬과 트로트까지 섭렵해 전국 각지의 행사와 공연으로 왕성히 활동해왔다. 현재는 SNS 운영에 주력하며 싱글 발매 등 음악 활동도 재개할 계획이다.
로니 씨는 "주중에 퇴근하면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콘텐츠 계획을 짠다"며 "주말에 아내의 공연이 있으면 일일 매니저처럼 공연장까지 데려다준다"고 말했다.
부부의 향후 목표는 한국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것이다.
로니 씨는 "컴퓨터 공학 역량을 아프리카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계획"이라며 "현재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 'K-인포 허브'(K-info Hub)에서 교육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벨라 씨도 "콘텐츠를 넘어 협업이나 공연 등 다양한 교류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로니 씨는 한국인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내 행동이 외국인 전체의 이미지가 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려 노력한다"며 "그만큼 한국을 사랑한다. 아프리카인도 똑같은 사람으로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imkb0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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