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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국회 너무 느려 일 못하겠다… 정책 입법 20%밖에 안돼”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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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입법 지연 비판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을 합하면 국회 의석수가 180석에 달하지만,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에게 체납된 국세 외 수입의 신속한 징수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임 청장이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징수에 나설 수 있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문제는 지금 우리가 (정부 출범) 8개월 다 돼 가는데 소위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 된다는 것 아니냐”며 “그걸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 개정 전에 각 부처 인원을 뽑아 TF(태스크포스) 형태로라도 부처 합동 징수에 나서라고 했다. 임 청장이 “그것보다는 법 개정을 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아이 참, 말을 무슨”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지금부터 시작하라, 저거 어느 세월에 될지 모른다. 그때까지 기다리실 거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상황이 그러니까 비상 조치를 하자는 것”이라며 “행정은 속도가 중요하다. 기다리면 안 된다”고 했다. 입법이 되기 전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생·경제 관련 법안 처리가 신속하게 되지 않는 데 대해 대통령이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162석인 민주당은 현 정부 들어 야당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해왔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 재판부 설치법, 친여 시민단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한 허위 조작 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다. 하지만 다른 법안에 대한 처리가 늦어지자 대통령이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청와대 초청 만찬에서 “(국회) 개원 후 20개월 기준으로 보면 22대 국회 입법 통과율이 20.2%로 21·20대 국회와 비교해 최저를 기록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유예’에 대해선 “작년에 이걸 연장할 때 1년만 한다, 올해 5월 9일이 끝이다, 명백히 예정됐던 것”이라며 “힘 세면 바꿔주고 힘 없으면 그냥 하고,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신년 기자회견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양도세 중과 재개를 언급한 뒤 부동산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유예 연장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의 유예 연장을 바라는 것은 “부당한 기대, 잘못된 기대”라고 했다. 또 “연장은 안 된다고 했더니 마치 새롭게 부동산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처럼 (말하는) 공격도 있다”며 “부당한 공격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생산적인 부동산의 과도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키우게 된다”며 “당장 눈앞에 고통과 저항이 두려워서 불공정과 비정상을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혜택 종료,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고, 23일과 25일 소셜미디어에 “부동산 병폐를 바로잡겠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재연장 법을 기대했다면 오산” 등 여러 건의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안 할 건 아니다”라며 신년 기자회견 등에 이어 다시 한번 추경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특사경(특별사법경찰)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등 특사경 권한을 확대하는 문제도 언급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건에 한해서만 수사를 개시·진행하도록 권한이 제한돼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이 민간 기구인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논의의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금감원 권한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는 말이 나왔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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