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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의 하늘속談]맹추위가 찾아오면 비행기도 더 흔들린다

동아일보 이원주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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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난류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구름 모양. 공기가 뒤섞인 모양을 따라 흘러 돌돌 말린 톱날 형태를 띤다. 항공기상청 제공

청천난류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구름 모양. 공기가 뒤섞인 모양을 따라 흘러 돌돌 말린 톱날 형태를 띤다. 항공기상청 제공


이원주 산업1부 기자

이원주 산업1부 기자

중부지방 기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고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는 맹추위가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면 한반도 상공을 오가는 비행기도 더 많이 흔들리게 된다. 지상의 날씨가 혹독하듯 하늘의 날씨도 혹독해지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맹추위가 찾아오는 주된 이유는 북극 주변을 맴돌던 제트기류가 중위도 지역인 한반도 상공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제트기류는 북극 상공의 한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제트기류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면 북극 한기도 한반도까지 같이 내려오게 된다. 그래서 추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제트기류 근처에서는 난기류(터뷸런스)가 쉽게 만들어진다. 속도 차가 큰 바람이 만나는 경계 주변에서는 공기 흐름이 쉽게 불안정해지며 뒤섞이는데, 이것이 바로 난기류다.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최대 시속 270km 이상으로 흐르는 매우 빠른 바람의 띠다. 주변 공기와 속도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제트기류 주변은 통상 난기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제트기류 주변에서 생기는 난기류는 비행기의 기상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피해 가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제트기류가 한반도로 내려오면 지상에는 강한 추위가 찾아오는데, 통상 이렇게 겨울 날씨가 매서울수록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맑은 하늘에 제트기류 등의 이유로 생기는 난기류를 ‘청천난류(晴天亂流·clear air turbulence)’라고 부른다.

비행기에 설치된 기상 레이더는 청천난류를 감지할 수 없다. 비행기의 기상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해서 구름 등에 맞고 반사된 신호를 잡아내 난기류를 예측하는데, 청천난류는 레이더 전파를 반사할 구름 같은 ‘물체’가 없기 때문이다.

조종사가 난기류를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2013년 2월 인천에서 중국 톈진(天津)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갑자기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난기류에 휩쓸려 일어선 채 업무를 보던 객실 승무원 2명이 발목이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비행기 조종사들은 협력해서 청천난류를 최대한 피한다. 방법은 ‘보고’다. 앞서가는 비행기가 예측하지 못했던 난기류를 만나면, 일단 난기류를 빠져나온 뒤 관제기관에 위치와 고도, 난기류 강도 등을 상세히 보고한다. 그러면 관제기관은 뒤따라가는 항공기가 이 장소를 피해서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이다.

그 외 흔하진 않지만 청천난류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권운(새털구름) 같은 얇은 구름이 사진처럼 ‘톱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면 그 주변에는 난기류가 발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권운은 적란운(먹구름)과 달리 직접 난기류를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난기류 주변에 권운이 있다면 시각적으로 청천난류를 예측하는 경우도 있다.

이원주 산업1부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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