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22일 서울 광화문 국가건축정책위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centing@kyunghyang.com |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73)은 정치인 출신 건축·도시 전문가다. 18·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건설기술 건축문화 선진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88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뒤 행정신수도 기본계획, 산본신도시 도시설계, 인사동길 등 다양한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性>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딸들에 관하여> 등 도시·공간·사회를 주제로 30여권의 책을 출간했고, 최근 저서 <이토록_서울>을 통해 ‘공간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서울은 흥미로운 도시다.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하며 역동적이다. 반면 문제도 이슈도 많은 도시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엔 이처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서울의 비범함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제 서울은 인구 1000만 대한민국의 수도 정도로 뭉뚱그려 말할 수 없는 곳이 됐다. 한 도시가 세계의 주목을 받을 때 뉴요커, 파리지앵, 런더너처럼 그 도시의 사람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등장한다. 최근 ‘서울러’(Seouler)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건 진취적인 서울의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도시 전문가 김진애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서울을 인생의 주제로 꼽는 ‘서울러’다. 2021년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그는 최근 3년간 집필한 책 <이토록_서울>을 출간했다. 그가 생각하는 서울의 가치는 글로벌 순위, 랜드마크, 성장률 수치에 있지 않다. 서울과 서울러가 닮아가는 것, 서울에 대한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것. 그는 이걸 서울의 ‘진짜성’이라고 했고 이 ‘진짜성’이 서울의 가치와 미래를 만든다고 말한다. 서울은 50년 전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가 말한 “누구나 인간답게 거주하고 도시의 가치를 향유하며 도시행정에 참여할 권리”인 ‘도시권’의 성장 버전인 셈이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국가건축정책위 사무실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이토록 ‘무궁무진한’ 서울> 이야기와 차기 서울시장의 조건, 건축의 시대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지난해 9월 국가건축정책위원장에 취임했습니다. 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제가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 직속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당시 건축기본법을 제정해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건축 분야에 대통령 직속 국가기구가 있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입니다.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가건축사연맹(UIA) 회의에서 왜 한국에 이런 위원회가 있고, 어떤 리더십을 맡는 건지 강연을 요청해 왔습니다. UIA가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국가건축정책위의 역할이 되겠죠. 지금 세계 질서는 돈과 개발·분쟁으로 흔들리고 있고, 신자유주의와 신개발주의에 의한 탐욕으로 도시 건축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가 한국의 K민주주의를 주목하게 됐고, 그 연장선에서 국가건축정책위를 통해 건축의 시대적 요구를 읽으려는 한국의 노력을 눈여겨보는 것 같습니다.”
- 위원장 취임사, 각종 토론회에서 강조한 ‘공간 민주주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취임사를 쓰면서 K민주주의가 공간에도 스며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다가 공간 민주주의란 말을 떠올렸습니다. 민주주의라는 말은 가슴을 휘젓는 기운을 주지요. 민주주의란 단어 앞엔 모든 중요한 가치를 붙일 수 있습니다.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성, 접근성, 참여성이 공간의 가치란 것에 대부분 동의하는데 지금은 공공성도 오염됐고 참여도 포퓰리즘 언어로 변질됐습니다. 저는 공간의 가치에 나와 우리의 것이라는 주인의식, 진짜성이라는 두 의미를 붙였습니다. 진짜성은 공간의 고유한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간 민주주의는 공간의 진짜성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고, 주인의식이 다음으로 중요한 개념입니다.”
- 공간 민주주의 관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건축 관련 시정을 평가한다면.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공간이고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상징 공간입니다. 그런 곳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고 태극기 게양대를 건설하다니요. 한마디로 국가 상징 공간으로 만들겠단 건데 이는 광화문광장의 진짜성에 어울리지 않는 정책입니다.”
- 반면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는 공간 민주주의 가치를 회복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공간 민주주의의 최고봉인 공간의 진짜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복귀는 잘한 일입니다. 윤석열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뒤 접근성을 운운하며 청와대를 공개했는데 마치 일본이 구중궁궐을 열어놓겠다며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제국주의적 만행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용산 이전과 청와대 공개는 실용적으로도 무익한 결정입니다. 청와대는 안보적으로 탁월한 위치, 광화문에서 이어지는 정부 정통성을 갖춘 곳에 있는 건물입니다. 또 블루하우스라는 이름은 이미 국가적 브랜드로 중요한 가치를 갖습니다. 아름다운 조경도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지요.”
- 도시 전문가 김진애가 보는 서울다움은 무엇인가요.
“거대 도시는 경제·문화·산업·세계·생활 개념을 모두 포함합니다. <케데헌>이 일상의 세계에서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서울의 위대함과 비범함을 보여줬어요. 또 서울이 엄청난 질서와 야심이 숨어 있는 도시란 것도 깨닫게 했고요. 서울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혼종이면서 잡종, 변종하면서 생명력을 갖는 유일무이의 도시입니다. 제 책 <이토록_서울>에 독자들이 ‘이토록 두근두근 서울’ ‘이토록 알싸한 서울’ 등 다양한 수식어를 붙입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많은 도시가 서울입니다. 우리는 혁명도 해봤고 630년 전통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글로벌 몇대 도시, 남산타워가 랜드마크인 도시 정도로 서울을 소개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랜드마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데이트 자물쇠도 달고, <케데헌> 같은 영화에도 등장하면서 남산타워의 이야기가 쌓인 겁니다. 우리가 광화문에 가면 가슴이 뛰고 기를 받는다고 하지요. 월드컵·촛불 등 광장의 역사에 담긴 이야기를 알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이야기를 문화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 서울이 질적으로 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지금 서울에 필요한 도시 경쟁력은 뭔가요.
“문화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가 플랫폼화되면서 문화산업 비중이 커졌습니다. 문화 경쟁력이 갖춰지면 기술·인재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 이재 작곡가는 서울을 떠난 사람들이지만 서울에 대한 기억과 세계에 대한 용기를 갖고 일한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서울러라 할 수 있죠.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서울러가 아닙니다. 지방에서 올라왔건 놀러온 사람이건 서울을 겪고 나면 화끈한 매력, 열정, 보이지 않는 질서 등 서울병을 앓게 됩니다. 서울러란 말이 등장한 지금이 서울의 도약기입니다. 이 시기에 필요한 서울시장은 서울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서울의 어려움을 나 대신 싸워줄 수 있는 미더움이 있어야 합니다. 또 대도시 서울에 걸맞은 메트로폴리탄 리더, 구체적인 성과로 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시장을 시민들은 원합니다.”
우린 혁명도 해봤고 630년 전통도 있는 ‘혼종·잡종·변종’의 도시
글로벌 몇대 도시·랜드마크 정도로 서울을 소개하는 건 어리석어
‘세운4구역 재개발’ 전형적인 먹튀 개발…왜 이 사업에 말려드나
대도시에 걸맞은 문제해결 능력 갖춘 미더움 있는 리더가 필요
전 세계 플랫폼화로 문화산업 비중 커져…문화 경쟁력 더 갖춰야
- 지방자치 시행 30년 동안 조순부터 오세훈까지 5명의 서울시장이 있었습니다.
“조순은 대통령병을 낳게 만든 첫 시장입니다. 2년밖에 임기를 채우지 못한 무책임한 사람입니다. 민선 서울시정 체계를 갖춘 건 당시 행정부시장이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였어요. 안전·복지·환경 등 시민 삶에 중요한 서울시정 시스템을 그가 만들었죠. 고건은 도시를 공부한 전문가이고,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던 서울에서 복마전이라는 말을 없앤 ‘시스템 시장’입니다. 마곡, 상암DMC 같은 미래를 위한 포석도 잘 만들었죠. 다만 공공의 역할은 강조한 반면 민간의 개발 욕구엔 잘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 틈을 파고든 이명박은 서울 전역을 ‘사업장’으로 만든 시장입니다. 청계천, 서울광장, 서울숲, 뉴타운 사업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대부분 부정적이지만 대중교통 체계를 바꾼 건 잘했습니다. 오세훈은 이명박을 벤치마킹한 시장이었습니다. 디자인 서울을 기치로 수많은 사업을 추진하다가 두번째 당선된 뒤 무상급식 반대를 핑계로 그만둔 시장입니다. 120다산콜센터를 도입한 정도가 잘한 일입니다. 이명박과 오세훈에 질린 상태에서 등장한 박원순은 서울의 패러다임을 바꾼 시장입니다. 서울을 하드웨어로 보지 않고 사람과 시민의 도시로 바꿨죠. 그러나 3선은 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개발에 대한 거부 반응이 너무 심했던 게 오세훈의 재등장을 불렀습니다.”
- 5명 모두 대선을 생각했던 시장들입니다. 중요한 정치인인 서울시장의 ‘대통령병’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시장직을 대선 교두보로 삼는 데 부정적입니다. 시장은 현장 추진력이, 대통령은 거시적 정책력이 중요합니다. 서울시를 책임지려면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대통령도 알아야 하지만, 도시행정의 많은 부분은 공간 개발과 연관 있기 때문에 현장을 모르면 시장이 휘둘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시장이 대선을 꿈꾸면 무리한 실적 쌓기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홍보성 사업, 지지자 규합을 위한 사업에 집중했던 이명박 서울시장 사례에서 충분히 겪지 않았습니까. 시장직에 충실한 후보가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서울시장과 대통령의 관계도 시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텐데요.
“서울시장은 대통령과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고건 시장의 호흡이 가장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실무에 정통한 큰 인물이고, 신중한 성격입니다. 강남 테헤란밸리, 상암DMC 등 IT 벤처를 만든 미래지향적 사고도 닮았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시장의 뉴타운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규제 법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전임 이명박 시장을 좇기 바빴던 오세훈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좋은 사이일 리가 없었습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크게 대립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액티브하지 않은 성격인 데다 박 대통령도 박 시장을 통제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박 시장은 3선 당시 문재인 정부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박 시장이 유망한 차기 대권 후보였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이 견제했다기보다 문 대통령 주변에서 박 시장을 견제한 거죠.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박 시장이 구상했던 큰 사업들이 이런 이유로 좌초된 게 적지 않습니다.”
- ‘겉멋 시장’이라고 비판한 오세훈 시장을 민선 최악의 시장으로 꼽았습니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서 철학과 소신, 가치를 밝힌 적 있나요. 없습니다. 4기까지 오는 동안 시민의 기대를 채웠다고 할 만한 실적도 없습니다. 임기가 쌓일수록 개발 사업이 많아졌고 규모도 커졌습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그레이트 한강으로, 뉴타운도 2031년까지 한강벨트 20만호 착공처럼 부동산 개발을 확장했고, 용산에 100층짜리 랜드마크를 세운다고 했다가 부도 맞았고, 세빛둥둥섬 사업을 서울링으로 확대하지 않았습니까. 이뿐만 아니라 똘똘한 한 채, TBS 교통방송 폐지, 세운상가 재개발처럼 대선을 의식한 ‘표’ 결집에 도움될 만한 사업을 마구 밀어붙였습니다. 폭우 대비 시설 관리, 쓰레기 소각장 설치,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시민의 안전과 공공성을 위한 사업은 부진할 수밖에요. 일상적 행정에 대한 무성의가 축적돼 터진 비극이 이태원 참사입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 눈치 보느라 참사 수습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도 못했습니다. 이명박보다 더 화려한 초고층·초고가 개발, 윤석열 정부를 의식해 국가주의·극우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결과가 오세훈 시정입니다.”
-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이 국가유산청의 ‘전면 재검토’, 서울시의 민·관·정협의체 공동검증 주장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운4구역 재개발은 전형적인 먹튀 개발, 분양 사업입니다. 분양하고 돈 챙겨서 다른 데 또 짓는 분양 방식이 심각한 문제인데도 오 시장은 일본도 그렇게 한다는 식의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기획부터 운용까지 책임지는 사람을 뽑아 지역과 경제 모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왜 오 시장이 이런 사업에 말려드는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사업은 감사받고 당장 유네스코의 문화유산평가부터 받아야죠.”
-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줄줄이 좌초되고 있습니다. 그중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을 가장 무모한 사업으로 지적했는데.
“세빛둥둥섬은 활용도가 의문스럽고 마곡 워터프런트 서울항은 취소됐고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도 무위로 끝났어요. 수상택시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입한 한강버스도 안전 문제로 운영이 중지됐죠.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의 경우 이렇게 황당하고 무모한 사업은 전문가로서 처음 봤습니다. 전략개발지역인 용산 정비창 지역 한강변에 항구를 조성하겠다며 서부이촌동 아파트를 다 허물고 100층 마천루를 중심에 만들겠다고 한, 말도 안 되는 사업이었습니다. 결국 막대한 사업비만 쓰고 부도가 났습니다.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요.”
- 오 시장이 최근엔 쪽방촌 무료급식 추진 등 ‘약자와의 동행’을 대표 사업으로 삼았습니다.
“쪽방촌을 공공주택으로 개선하는 본질적인 사업은 진척조차 없습니다. 약자의 삶을 바꾸는 구조적 개선엔 진심이 없는 시혜적 세계관이 오 시장의 한계입니다. 무상급식 거부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동기가 섞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여야 모두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변수로 꼽습니다.
“서울은 유일하게 주택이 부족한 도시라는 점에서 주택정책이란 관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접근해야 합니다. 말할 순 없지만 묘수는 있습니다. 똘똘한 한 채가 아니라 시민들이 부담 가능한 주택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 인터뷰를 하다 보니 서울시장 출마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딱 부러지게 말하면 안 되죠(웃음).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는 정책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후보들의 정책·통찰력·실행력을 보고 적임자가 없다 싶으면 제가 나서지 못할 이유도 없죠.”
- 5극3특은 이재명 정부의 지방분권·균형발전 의지를 담은 정책입니다. 5극3특에서 서울의 역할 논의는 활발하지 않습니다.
“서울도 당연히 5극3특의 한 축이어야죠. 같이 잘사는 것을 잘해야 합니다. 서울은 그간 그런 일을 잘 안 했어요. 차기 서울시장은 이를 무엇으로 채울 건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서울시민을 믿습니다. 시민들의 문화·지식 능력을 끌어내는 일 또한 서울시장의 역할입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서울을 다독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합니다.”
- 지방위기 국면에서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의 첫 책 주제가 서울이란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 책은 도시 전문가로서 3년에 걸쳐 쓴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김진애의 도시이야기> 서울 버전입니다. 개인적으로 지역의 위기를 등한시하는 도시 전문가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지역 위기 해소 정책인 혁신도시 구상에 찬성했지만, 균형발전에 효과적인 방법이 되려면 혁신도시는 도심에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도심 공동화도 발생하지 않고 혁신도시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니까요. 지역 분권과 균형발전은 재정·산업·일자리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합니다. 소지역주의가 강한 지방 특성상 행정통합은 필요하지만 행정통합으로 지역 분권·균형발전의 기대 효과를 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시민들이 실천 가능한 지역 살리기 방안을 제안한다면.
“이제 우리도 특정지역 한군데에 뿌리내리는 게 아닌 ‘모빌리티’(이동성)가 유연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지역에 뿌리박고 사는 사람만 ‘인구’라고 생각하는 오랜 관행도 버려야 합니다. 저도 매주 주말이면 경기도 강화에서 지냅니다. 그 작은 마을에 내가 살면서 지역경제에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와서 돈을 쓰게 하려면 방문객도 많이 만들어야겠죠.”
구혜영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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