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PG) |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자 동해안권 지자체들이 속속 유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대형 원전과 함께 추진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안정적 전력 공급 대책으로 정부가 신규 원전을 선택했다면 지자체들은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원전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 등을 종합하면 현재 경북도, 부산시, 울산시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신규 원전 2기와 SMR 건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경주, 울진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원자력벨트'를 바탕으로 경주시, 영덕군과 손잡고 신규 원전과 SMR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영덕군은 영덕읍 석리 등 과거에 천지원전 건설을 추진하던 곳을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로 신청할 방침이다.
고리원전 주변 SMR유치 현수막 |
정부가 2015년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매정리, 창포리 일대 324만여㎡에 천지원전 1·2호기를 건립하기로 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2017년 사업을 백지화했다.
석리와 인근 노물리는 지난해 3월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많은 집이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노물리와 석리에는 '영덕수소&원전추진연합회' 명의로 "인구감소 소득감소 원전만이 답이다", "석리마을 주민은 원전유치에 100% 찬성한다"란 현수막이 내걸렸다.
경주시는 오래전부터 SMR 건립을 추진한 만큼 정부의 SMR 건립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내에 SMR을 건립하고 인근 감포읍 어일리 일대에 SMR국가산업단지를 만들어 관련 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지난해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에 걸린 원전 유치 찬성 현수막 |
부산 기장군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이나 SMR 공모 절차를 시작하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현안대책위원회 측에 따르면 고리원전 인근 장안읍 주민들은 SMR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원전지원금이 많은 대형 원전 2기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주민들은 이미 여러 차례 기장군에 신규 원전 공모에 참여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리원자력본부 부지 내 효암천 인근에 22만㎡ 정도의 유휴 부지가 있다.
기장군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형원전을 짓는 데는 28만∼30만㎡의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지만, SMR 유치에는 충분한 부지"라면서 "고리원전 송배전망이 다 깔려 있고, 행정절차를 거칠 것도 없어서 만약 공모한다면 유리한 요소로 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시 울주군 주민들도 신규 원전 건립을 바라고 있다.
서생면주민협의회 등 25개 서생면 지역단체가 참여한 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전기전쟁' 시대를 맞아 고리원전 종료 이후 현실적인 에너지 대안으로 서생면 신규원전 자율유치를 공식 촉구한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서생면은 기존 원전 인프라와 송전망을 활용할 수 있어 신규 송전로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막대한 국가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아울러 기존 부지 활용이 가능해 신규 개발에 따른 부지 확보, 지연 등의 부담을 줄이면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리원전 |
정부 결정에 대해 원전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와 재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간 원전업계는 '자기 나라에서 짓지 않는 원전을 수출하려 한다'는 해외의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그러한 비판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원전산업 중심지인 경남도 역시 "이번 신규 원전 건설 확정은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의 정상화와 수출에 탄력을 붙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탈핵시민행동은 전날 성명에서 "토론회와 여론조사 어디에서도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문제와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기준과 입지 갈등, 사고 발생 시 주민 보호와 책임 문제 등 핵심 쟁점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규원전반대울주군대책위,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3개 단체는 27일 울산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에는 이미 32기의 핵발전소가 운전 중이거나 건설 중(4기), 영구 정지(2기) 중인데, 영구 정지한 발전소도 사용후핵연료가 쌓여 있어 방사선 누출 사고 위험성은 존재한다"며 "신규 건설 계획은 핵발전소 지역의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새울원자력발전소 신고리4호기 |
(차근호 장영은 이정훈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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