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 별세 |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27일 시신이 국내로 운구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당한 혹독한 고문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전 총리 측근들은 현역에서 아직 활발하게 활동 중인 동년배 인사들과 비교하며 고인의 '때 이른 죽음'에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배우 이덕화 등이 74세(1952년생)로 고인과 동갑이다.
고인은 2010년대 후반 들어 말을 더듬고 손을 떠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별세 2년 전 즈음부터는 눈에 띄게 수척한 얼굴에 거동이 어려운 듯 주변의 부축을 받기도 해 우려를 자아냈다.
이 전 총리는 생전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요즘 보니 많이 맞아서 목이 손상된 후유증이 있는 것 같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2020년 여의도 정치 일선에서 은퇴한 이 전 총리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됐으나 고인의 건강이 허락하지 않았다. 2023년께에는 고문 후유증의 영향으로 고관절을 다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1992년부터 고인과 정치를 함께한 이강진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지역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통뼈'이셨던 분이 골병이 터지니 몸이 전반적으로 쇠약해지셨다"며 "말년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격무에 시달리셨던 게 고문 후유증과 결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해찬 상임고문 부축하는 강훈식 비서실장 |
이 전 총리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79년 YWCA 위장결혼식 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세 차례 연행돼 고춧가루 물세례와 무자비한 구타 등 고문을 당했다. 한때 '이해찬이 남산으로 끌려가 맞아 죽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였다.
특히 전두환 신군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로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겪었던 고문이 혹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이 전 총리는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고 23년 만인 2003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걸을 수가 없어서 누운 채로 몸을 밀고 다녔다"며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갔다. 좌변기가 아니니까 쪼그려 앉아야 하는데 그러면 허벅지 살이 터질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은 당시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목과 허리의 신경을 다쳐 파킨슨병을 앓다가 2019년 세상을 떠났다.
이 전 총리의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지목됐다. 의학계에서는 고문이 뇌·정신질환뿐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야기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악몽 같았던 고문 경험을 주변에도 잘 털어놓지 않았다고 한다. 2022년 출판된 회고록을 읽고서야 고인이 당시 겪었던 참상을 자세히 알게 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었고 학생운동 했던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니 (이 전 총리가) 새삼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되는 고 이해찬 전 총리 |
전문가들은 음지에 숨어 힘겨워하는 고문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신체·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살아가야 하지만 국가의 치유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공소시효에 가로막혀 고문을 자행한 공무원을 처벌할 수 없는 데다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도 많다.
국가유공자가 된 고문 가해자 상당수는 서훈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돼 피해자의 심적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
2018년 국가폭력 가해 공무원들의 서훈 취소를 이끈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간첩으로 조작된 납북 귀환 어부와 재일교포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진실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며 "가해자는 승승장구하고 피해자는 패가망신하는 현실에서 피해자들은 죄인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남영동 대공분실 |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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