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민생침해 탈세자 세무조사 |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생활필수품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폭리를 취하면서 세금까지 탈루한 업체들이 국세청의 집중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생필품 17개 업체의 최근 5년간 총 4천억원 규모의 탈세 혐의를 포착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가격담합 등을 한 5개 독과점 기업, 원가를 부풀린 6개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거래 질서를 문란케 한 6개 먹거리 유통업체다. 대기업 2곳·중견기업 2곳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해 서민 부담을 가중하며 세금을 탈루했을 뿐 아니라 사익 추구로 사주 일가의 배를 불리는 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
◇ '원가 올랐다' 핑계로 가격 올려…실제로는 사주에 이익 몰아줘
국세청은 판매 가격과 인상 시기를 담합한 설탕 등 식품 첨가물 제조 대기업 A사를 정조준한다. 탈루 혐의액은 1천500억원에 달한다.
A사는 담합 대가로, B사의 계열사에 식재료 공급 명목으로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원재료를 고가 매입한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매입 단가를 부풀려 이익 수십억원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사주 일가 지배법인인 C사에 유지보수비용을 과다 지급하는 방식으로 담합 이익 수십억원을 떼 줬다.
특히 미국 현지사무소에 운영비를 과다 송금해 사주 자녀의 체재비로 부당지원한 혐의도 포착됐다.
국세청은 수십년간 특정 시설물에 대한 운영권을 보유하며 특혜를 세습한 또 다른 업체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전 직원 명의 사업장으로부터 식재료를 고가로 매입해 비용을 부풀리고, 사업장과 먼 곳에 사는 70대 사주 부모에게 약 8억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출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대 등 위생용품 제조업체인 D사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특정 제품 가격을 33.9% 인상한 곳이다.
가격 인상은 비용 부풀리기를 통해 이뤄졌다.
판매 총판인 특수관계법인 E사에 3백억원대 판매장려금과 50억원대 판매수수료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수법으로 비용을 부풀린 것으로 파악됐다. 광고비와 마케팅비도 대신 지급하면서 가격 인상에 따른 500억원대 이익을 E사에 몰아줬다.
퇴직자 명의인 위장계열사 F사를 설립해 용역 대가를 부풀려 지급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광고비 등을 부풀리며 특수관계법인에 이익을 몰아준 D사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탈루 혐의 액수는 1천5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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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삿돈으로 산 슈퍼카·고급아파트, 사주가 제 것처럼 사용
유아용 화장품 제조업체 G사는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제품 가격을 12.2% 인상한 곳이다.
특수관계법인 J사와의 거래에서 공동경비를 더 내고, 광고 모델료를 대신 주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이익을 줬다.
법인이 상표권을 개발했지만, 사주 명의로 상표권을 출원한 뒤 법인이 상표권을 수십억원을 주고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주는 2억원이 넘는 업무용 차량(슈퍼카)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 경비로 대신 부담시키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같은 상표권 가공거래, 특수관계법인 부당 지원, 회사 경비 부당 사용 등의 혐의로 G사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하기로 했다.
법인 자금으로 취득한 약 20억원대 고급아파트를 사주 자녀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또다른 업체의 탈세 혐의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수산물 유통업체인 K사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거래단계에 끼워 넣어 수산물 가격을 33.3% 인상했다가 국세청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사주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 L사를 굳이 유통과정에 넣어 수십억원대 이익을 몰아줬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L사와 함께 부담해야 할 광고비도 혼자 부담했다고 신고해 경비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가공 수산물을 면세로 신고한 점도 문제였다.
사주 일가는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해외여행·유흥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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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업 업체인 M사도 거래 중간에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이익을 사주에게 보냈다.
특히 원양어선 조업경비라며 법인자금 약 50억원을 해외 송금했는데, 실제로는 사주 자녀 유학 비용으로 지출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해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와 12월 시장 교란행위 탈세자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관련 조사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치솟는 물가 속에 불공정행위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세무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더욱 단호히 대처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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