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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향정약 낙인찍기 일침

서울경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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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호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박나래·이경규 등 유명인 논란에
정신과 약물 부정적 이미지 커져
“우울증 등 편견해소에 집중할것”


“자낙스가 ‘알약 형태의 알코올’이라고요? 심지어 ‘유사 마약’이란 표현까지 등장한 걸 보니, 이건 정말 아니다 싶더라고요. ”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우울증과 함께 나타나는 불안·공황장애의 증상 조절 효과를 인정받고 50여 년간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처방돼 온 약이, 범죄영화 속 마약 취급을 받는 현실이 기가 차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몇 년 전 넷플릭스에 공개된 ‘테이크유어 필스: 자낙스’란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항불안제의 부정적인 측면이 지나치게 부각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자낙스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로 신속하고 강력한 약효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달리, 가바(GABA)라는 억제성 신경안정물질의 기능을 강화해 항불안·진정·근육 이완 효과를 나타낸다. 다큐는 개발사인 업존이 정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불안조차 ‘공황장애’라는 질병으로 규정하고 약 소비를 부추기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 이사장은 “작품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신질환을 의지박약 탓으로 여기거나 정신과 약물 복용자 전체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찍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단 특정 작품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방송인 이경규의 약물운전 논란부터 최근 박나래의 ‘주사 이모’ 논란에 이르기까지 유명인 연루 사건이 터질 때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중독성 강한 마약류’로 비친다.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오·남용을 방지하고 불법 및 명의도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투약 이력 확인’ 및 ‘국민비서 알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 이사장은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당황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적법하게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에게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는 탁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향정약은 신체정신적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마약과는 엄밀히 다른데, 일괄 ‘마약류’로 묶어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신건강 관리 수요는 폭증하는데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간극을 줄이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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