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공스토리 담은 '슈퍼모멘텀' 출간
세계 최초 HBM 개발·엔비디아-TSMC 동맹 등 소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사흘차인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프레스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
"지금까지 AI(인공지능)반도체가 만든 임팩트는 서곡에 불과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본 시가총액 560조원의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성공이 아니다.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길목을 지키고 있던 전략적 승리이자 엔비디아·TSMC와 구축한 '삼각동맹'을 통해 이뤄낸 글로벌 협업의 결과다. 실제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시총 1000조원, 2000조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이와 관련,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SK하이닉스의 성장과 성공스토리를 담은 '슈퍼모멘텀'(저자 이인숙·김보미·김원장·유민영·임수정·한운희·표지)이 26일 출간됐다. 기업과 최고의사결정자를 위한 캠페인 전략을 비롯해 위기관리, CEO(최고경영자) 브랜딩을 전문으로 하는 전략컨설팅회사 '플랫폼9와3/4'이 1년여에 걸쳐 취재한 끝에 펴낸 것이다.
이 책에는 최 회장이 저자들과 기술은 물론 경영철학, AI 시대에 구현될 SK그룹의 미래를 두고 나눈 육성인터뷰 '최태원 노트'가 실렸다. 지난해 여름 저자들은 2차례에 걸쳐 5~6시간씩 최 회장을 만나 대화를 진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AI 시장의 문이 열리는 신호가 터지자 투자레이스가 시작됐다"며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은 '누가 AI 칩을 만들 수 있는가' 'AI 칩은 어떤 솔루션이 필요한가'를 찾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누가'는 엔비디아, '솔루션'은 고대역폭이었다"며 "그 퍼포먼스를 충족시키는 유일한 칩이 HBM"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AI 가속기의 퍼포먼스 문제를 해결하는데 엔비디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병목이 2가지 있는데 HBM 칩과 패키지"라며 "두 병목을 없애는 건 아직 하이닉스와 TSMC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TSMC와 최 회장의 인연은 깊다. 그는 SK하이닉스 인수를 앞두고 대만으로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고 존경의 대상인 '다거'(형님)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그 가운데 "다운턴(하강국면)일수록 고객과 더 잘 연결돼야 하고 업턴(상승국면)에서 고객 위에 군림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10월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수년간 협력관계를 이어온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대해서는 "미래를 보고, 읽고, 쓰는 사람이고 타이밍을 아는 탁월한 승부사이자 협상가"라며 "GPU(그래픽처리장치) 하나가 아니라 AI 생태계 전체를 보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세 회사의 결합이 만들어낸 구조적 의미를 재확인했다. 그는 "셋 중 어느 한쪽이라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AI는 지금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었다"면서 "그 자리에 세 회사가 있었고 솔루션을 만들었기에 AI 시장이 탄생했다"고 단언했다. 또 "엔비디아는 2~3년에 걸쳐 칩을 개발하다가 이제는 추격이 불가능하도록 매년 새로운 칩을 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 속도로 따라와 줄 수 있는 회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하이닉스-엔비디아-TSMC의 삼각구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AI기술 확장속도에 따라 협력의 폭이 더 넓어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두고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6월24일 SK하이닉스의 시총이 200조원을 넘었을 때 그는 "'이제야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이 50조원 가까이 되는데 시총 200조원이면 4배 정도여서 그리 높지 않다"며 "AI반도체 회사 혹은 AI인프라 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마켓캡의 벽을 깨기 어렵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며 "몇 년 후면 목표를 1000조원, 2000조원으로 더 높여서 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4조4000억원으로 올해는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아울러 "지난 10여년은 하이닉스를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여정이었고 앞으로 10년은 싸움의 전장을 바꿀 것"이라며 "하이닉스를 글로벌 중앙무대로 진출시켜 진짜 회사를 바꿨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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