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방부가 최근 초급 간부의 각종 수당 지급일을 별다른 의견 수렴 없이 늦추는 내용의 공문을 전 예하 부대에 하달했습니다.
수당 착오 지급 방지 등 '행정상 편의'를 이유로 명시했는데, 군내에선 지난 연말 초유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 여파가 아니냔 의심도 나옵니다.
박정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2일 국방부 복지정책과에서 모든 일선 부대에 내린 공문입니다.
올해부터 시간외근무수당과 특수지 근무수당 등 군의 각종 실적 수당 지급 시기를 근무 다음 달 25일에서 다다음달 10일로 조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쉽게 말해 1월 근무 수당을 3월 10일에야 준다는 겁니다.
실수로 수당이 잘못 지급되는 일을 줄이고 지급일을 맞춰 각자 받는 보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전 인원이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에 힘쓰라는 지침도 함께 하달됐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초·중급 간부들이 기본급 외 수당에 의지하는 비중이 적잖은 상황에서, 이번 수당 지급일 일방 연기 결정으로 장병들 살림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특히 군내에선 이번 수당 지급 시기 조정이 지난해 '1조 원대 국방비 미지급 사태'의 여파가 아니냐는 의심이 공공연히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군 관계자는 YTN에, 국방비 지연 지급의 폭탄을 결국 장병들에 '돌려막기'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다른 공무원 직군과 견주어보더라도 군인들만 실적 수당을 두 달 뒤에 준다는 건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꼬집었습니다.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국방부 전 관계자도 단순히 월급일과 수당 지급일을 맞추려는 행정 편의상 의도였다면 장병들이 대비할 수 있게 최소한의 말미를 주는 게 통상적이라며, 고작 한 달 전 통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신 종 우 /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 시간 외 수당이나 위험수당이라는 건 항상 제때 집행돼야 함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이월된다는 건 현재 국방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서 국방비 미지급 사태로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 운용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장병 월급 지급엔 문제가 없을 거라는 국방부 해명과도 배치된단 지적이 나옵니다.
[최 은 석 / 국민의힘 의원 :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재명 정부가 안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는 초급 간부들에겐 정말 심각한 일입니다.]
병사 복무 기간 단축과 급여 상승, 이에 대비된 열악한 근무 조건으로 초급 간부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그간 관계 당국의 처우 개선 노력과도 역행한단 문제 제기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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