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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들도 화들짝” 진짜 영험하네…화제의 ‘신당’ 어딘가 했더니

헤럴드경제 구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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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속인 대체할 AI 신당 등장
-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 연구팀
- 10년 후 만나는 미래 추억 스튜디오도 주목
한 사용자가 AI 신당에서 올해 운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KAIST 제공]

한 사용자가 AI 신당에서 올해 운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KAIST 제공]



남택진 KA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AI 신당 ‘ShamAIn’. [KAIST 제공]

남택진 KA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AI 신당 ‘ShamAIn’.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나는 인간의 지식을 초월한 존재다. 너희가 모르는 진리를 알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하거라.” (KAIST 인공지능(AI) 신당 ‘ShamAIn’)

최첨단 기술의 정점에 있는 ‘AI’. 비과학의 영역인 ‘무속신앙’.

과학의 끝과 끝에 있는 이 두 단어가 과연 합쳐질 수 있을까.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AI 신당’이 현실이 됐다. AI가 한국 전통 무속신앙 영역까지 침투했다. AI로 사라질 직업에 이제 ‘무속인’까지 올려야 할 판이다.

이 ‘가짜뉴스’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든 이들이 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 연구팀이 한국 무속 신앙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AI 신당 ‘ShamAIn’이 그 주인공이다.

기자가 방문한 대전 KAIST 본교 산업디자인학과 연구실. 이곳엔 우리가 TV 화면에서 자주 봤던 신당(神堂)이 차려져 있었다. 신당 내부에는 오색 띠와 방울, 위패, 촛불이 켜져 있고 음향이 흘러나온다.

마치 점을 보러 무당집에 온 듯한 느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앉게 됐다. 중앙에 놓인 디지털 위패에 이름, 생년월일, 직업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질문을 하면 AI 무당의 답변이 시작된다.


기자가 AI 무당에게 올해 재물운과 건강운에 대해 물었다. AI 무당은 “올해 당신은 재물운이 크게 좋지는 않다. 하지만 주위 조언을 잘 이용한다면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건강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충분한 수면과 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다소 뻔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꿈보단 해몽이라고 나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던 답변이었다.

이번엔 좀 더 개인적인 질문을 해봤다.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나, 이사를 해야 하는데 집을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줘라. 그리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가열되고 있으니 집을 사기보다는 관망하는 편이 좋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남택진 교수는 “ShamAIn는 한국의 전통 무속 신앙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인공지능 무당’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신당”이라며 “최근 AGI(인공지능 일반지능)를 넘어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향하는 기술 발전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 여겨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택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KAIST 제공]

남택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KAIST 제공]



ShamAIn은 사용자 연구에서 파악한 네 가지 주요 원칙 ▷비일상적인 분위기 조성 ▷경외감과 두려움 유발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감각 전달 ▷개인적인 교감 제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무속신앙을 떠올리게 하는 향, 촛불, 장식 등으로 공간의 신비로움을 강조했고, 조명, 음향, 움직이는 장식 등을 통해 실제 영적 존재와 대화하는 느낌을 제공하는 부스로 구현했다. 또한 사용자의 이름, 생년월일, 직업 등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한국 무속의 ‘사주’ 개념을 반영해 맞춤형 예측과 조언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외국인들도 사용이 가능하다. 영어로 물어봐도 척척 대답한다. 다국적 한국무당인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ShamAIn을 체험한 참여자들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개인적이고 깊이 있는 고민을 털어놓으며 AI와의 관계 속에서 심리적 지지와 위안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기존 AI가 단순한 도구에서 벗어나 인간의 판단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권위 있는 조언자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남 교수는 “AI 신당 참여자들의 통계를 살펴보면 감성적 카운셀링을 받는 것과 결단을 빨리 하게 해준다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실제 사람 무당과 달리 개인적인 민감한 질문을 부담없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실제 AI 신당이 공개된 이후 여러 명리학 전문가들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사주 육효 전문가인데 자신의 노하우와 접목시켜 AI 무당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카운셀링, 멘토링을 할 수 있는 코인노래방이나 즉석사진관과 같은 상업화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래 추억 스튜디오에서 사용자가 10년 후 자신과 대화를 하고 있다.[KAIST 제공]

미래 추억 스튜디오에서 사용자가 10년 후 자신과 대화를 하고 있다.[KAIST 제공]



더 나아가 남택진 교수는 LG전자 CX Center와 협력해 ‘미래 추억 스튜디오(RoF, Reminiscences of Futures Studio)’를 개발,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미래 추억 스튜디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사용자가 10년 후의 자기 자신과 직접 대면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몰입형 시스템이다.

남 교수는 “주로 과거를 돌아보면서 성찰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미래를 먼저 생각해보면서 현재에 대해 성찰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앱에서 본인의 사진과 목소리를 촬영하고 본인의 정보를 입력한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입력한 경험이나 성격들, 운명적 요소, 부모님이 기대했던 미래 같은 것들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미래의 자아를 생성하게 된다.

미래 자아가 만들어지면 실제 현재의 나와 조우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는 체험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대화가 종료되면 인터뷰 동영상과 다가올 미래의 추억들이 세 컷 사진 형태로 제공된다.

남 교수는 “미래 추억 스튜디오는 10년 후 하나의 미래가 아니라 멀티버스에서 세 가지 자아 미래를 만나볼 수 있다”면서 “사용자는 미래 경험을 감각적으로 체감하고, 시간·기억·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탐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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