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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통상마찰 비화하는 '쿠팡 사태'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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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국무총리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국무총리실


쿠팡 사태가 통상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국무총리의 단독 방미 일정의 뉴스 헤드라인도 쿠팡이 장식했다. 김민석 총리와 회담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첫 질문도 쿠팡 문제였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 되고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간단하지만 뼈가 담긴 질문이다. 앞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한국 정부의 과도한 조치로 손해를 입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 조치가 차별적이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SOS를 쳤다. 미국 연방 의원들도 "정치적 마녀사냥"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 등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와 의회 등을 상대로 한 쿠팡의 전방위적 로비가 먹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스스로 '국민 밉상기업'의 길을 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윤색하는가 하면 해킹으로 인한 손해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약관에 넣었다. '탈팡'조차 어렵게 탈퇴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자체 조사로 '셀프 면죄부'도 줬다.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엔 피해 규모를 3000건으로 줄여 공시하기도 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이란 자화자찬 속 내놓은 '5만원 상당의 보상안'도 국민을 분노케 했다. 무엇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잠수 모드'는 국민 정서와 정면 배치되는 행보다.

정부가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쿠팡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정부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USTR 대표에 쿠팡 관련 문제를 통상문제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쿠팡이 미국 기업이어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에서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미국의 오해 혹은 역공의 빌미를 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쿠팡 본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경찰 등 11개 부처가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례 없는 범부처 동시다발 협공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유튜브 채널 '매불쇼' 출연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부처 장관이 유튜브 채널에 나가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건 흔한 일이지만, 해당 방송은 쿠팡 사태를 희화화하는 느낌이 강했다. 주 위원장이 쿠팡을 과거 아동 노동 착취로 문제가 된 나이키에 빗댄 것도 미국 측에 오해를 줄 여지가 다분했다. 무엇보다 주 위원장은 노동 분야 주무부처 장관도 아니다.

정부는 지금껏 미국의 디지털규제 관련 우려에 '미차별 원칙'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부 대응을 보면 쿠팡에 대한 차별적 조치란 인상을 갖는 게 이상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쿠팡 봐주기를 하자는 말은 아니다. 소비자에 피해를 주고 우롱하는 기업엔 제재 결과로 말해야 한다. 차분하고 조용한, 그러면서도 엄정한 정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재 과정에서의 잡음은 통상마찰을 키울 뿐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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