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 단지.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민간 임대 시장에서 공급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과 비거주 1주택, 고가 주택에 대한 세제 손질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공공 공급 계획만으로는 단기 전월세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장 없다" 못 박은 李대통령…다주택 양도세 중과 4년 만에 부활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연이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는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윤석열 정부가 한시적으로 시행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4년 만에 종료된다는 뜻이다. 5월 10일 이후부터는 양도분에 대해 중과세가 다시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또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이라 하더라도 투자·투기 목적이라면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따른 세금 감면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며, 투기적 목적의 주택 보유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시장 혼란을 우려해 유예 종료 전까지 계약한 매매에 대해서는 중과 유예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25일 하루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며,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개선 의지를 더욱 강조했다. 그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불공정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버티기'를 선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버티기? 뻔히 보이는 샛길인데, 정책당국이 어리석어 방치하지는 않는다"며, 다주택자들의 임대 축소 시도에 정부가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세제로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하며 세제 활용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시점을 명확히 하면서 정책의 방향성을 한층 분명히 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투자·비거주 목적 주택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강화하는 이른바 '구분 과세' 기조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다주택자 전반이 잠재적 세제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송도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공공 110만 가구론 한계…민간 임대 역할 더 중요
정부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포함해 110만 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과 절차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전월세 시장을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분간 기존 기축 주택과 민간 임대가 전월세 시장의 핵심 공급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 세 부담이 커질 경우, 매매 시장에서는 중과 재가동 전 ‘시한부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 수 있지만, 임대 시장에서는 공급 기반이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집주인들이 임대 대신 매도 대기 공실로 전환하거나 증여·실거주 전환을 선택하면서 전월세 물량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 등 기존 임대 규제에 세제 압박까지 더해질 경우, 다주택자들의 선택지가 '매도'와 '임대 축소'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생중계를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다주택 규제 강화, 전월세 불안 재연하나…정책 균형 시험대
문재인 정부 시기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가 보유·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수도권 전월세 불안을 키웠던 경험도 이번 정책 판단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세율 인상은 매도를 미루게 만드는 락인(lock-in) 효과를 낳고, 보유 비용 증가는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세제 혜택 축소가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장기 임대 말소나 실망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다"면서도 "각종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이것이 장기적인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단순한 투기 수요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민간 임대의 핵심 공급자로 제도권 안에서 관리·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비거주 1주택 세제 강화는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넘어, 실수요 보호와 민간 임대 유지, 세제 기반 공급 확대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선택이 다주택자의 매도 확대를 통한 공급 정상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민간 임대 축소와 전월세 불안으로 연결될지는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용어설명>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일반 양도소득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기본세율에 일정 비율의 추가 세율을 더해 세 부담을 키움으로써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 락인(lock in) 효과 소비자나 이용자가 한 번 선택한 제품·서비스·플랫폼에 묶여 다른 대안으로 쉽게 갈아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환 과정에서 드는 비용·시간·학습 노력과 기존 환경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더 나은 선택지가 있어도 기존 것을 계속 사용하게 만드는 경제·마케팅 개념이다. ■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집주인에게 한 번 더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통상 2년 추가 거주를 보장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전월세 상한제는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인상률을 일정 비율(5% 이내)로 제한해 급격한 전월세 폭등을 막고,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려는 장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