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LS의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올해 IPO(기업 공개) 추진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LS 소액 주주들이 ‘중복 상장’이라며 반발하는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LS 측은 25일 “현실적으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대안을 열어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려던 다른 그룹들도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주에 손해” vs. “장기적으로 이익”
LS 측은 25일 “현실적으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대안을 열어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려던 다른 그룹들도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양인성 |
◇“주주에 손해” vs. “장기적으로 이익”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2008년 인수한 미 전선업체 슈페리어 에식스의 전기차 모터·변압기용 특수 권선(피복 구리선) 분야를 떼내 만든 회사다. 당시 LS는 나스닥 상장사였던 슈페리어 에식스를 상장 폐지시키고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후 지배구조 재편을 거쳐 ㈜LS(지주)-LS I&D(자)-슈페리어 에식스(손자)-에식스솔루션즈(증손) 체제를 갖췄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테슬라와 토요타에도 공급하는 해당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LS는 올 상반기 상장을 통해 약 5000억원의 설비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작년 11월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북미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려면 수조원 단위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주사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속도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상장 명분이었다.
반면 LS 주주들은 ‘슈페리어에식스의 성장성을 보고 LS 주식을 샀는데 이를 따로 상장시키면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불승인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LS 측은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경영상 판단”이라며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이란 카드까지 내놨다. 공모주는 경쟁이 치열해 사기 힘든데, 일정 주식을 LS 주주에게 별도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 오찬에서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느냐’며 LS 사례를 지적한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살찐 암소라 해서 비싸게 샀는데 송아지를 낳았더니 그 주인은 다른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중복 상장 관행을 비판해 왔다.
LS는 중복 상장이 맞기는 하지만 ‘세계 1위 미국 자회사를 국내 증시에 소개하는 재상장’인만큼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에식스솔루션즈는 국내 사업부를 쪼개 만든 회사가 아니라, 1조원을 들여 해외 기업을 인수해 키워낸 사례라는 것이다. 문제의 송아지는 암소가 배고 있던 게 아니라, 해외에서 비싼 돈 주고 사 온 송아지여서, 기존의 ‘쪼개기 상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대통령까지 나선 마당에 기존 방안대로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외에도 LS MnM, LS전선 같은 비상장 알짜 계열사를 여럿 보유 중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기차 공장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기업들이다. LS는 상장을 통해 조(兆) 단위 투자금을 확보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다른 그룹들도 전전긍긍
유사한 논란이 불거진 다른 그룹들도 비상등이 켜졌다. HD현대의 자회사인 HD현대로보틱스(지분 81.8%)와 SK㈜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63.2%)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들은 고금리와 경기 불황으로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IPO를 핵심 대안으로 여겨왔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지주사 체제를 권장하면서 많은 지주사가 비상장 알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 무조건 상장을 막으면 장기 성장도 막히는 셈”이라고 했다.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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