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월마트 매장에서 과일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월마트 매장에서 생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의 한 월마트 매장. 평소라면 가득 차 있을 생수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었다. 24개들이 생수 팩이 놓였던 자리에 남은 것은 1갤런(3.78ℓ)짜리 생수통 예닐곱개뿐. 화장지 코너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대용량 패키지는 자취를 감췄고 개별 포장 몇 묶음이 전부였다. 육류, 계란 같은 신선식품 진열대와 과일 매대에도 '패닉 바잉(공포 구매)'이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매장 출입구에는 빈 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어렵게 카트를 구한 이들의 바구니에는 생수와 화장지, 통조림 등이 가득 실려 있었다. 계산대 앞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눈이 며칠씩 온다고 해서 급하게 장을 보러 왔다"며 "2021년 한파 당시 정전과 단수로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다들 미리 필요한 물품을 사두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음료 코너에서 우유를 고르던 여성은 "전기가 끊기거나 도로가 막히면 며칠 동안 집에 갇힐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창고에서 진열대로 물건을 실어 날랐지만 물건이 빠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한 직원은 "하루 전부터 생수와 화장지는 들어오는 대로 나간다"며 "대설 예보가 뜨면 항상 이 두 가지가 제일 먼저 사라진다"고 말했다.
역대급 겨울폭풍 '펀'(Fern·비공식명칭)'으로 명명된 기록적인 기상 이변이 미국 전역을 덮치면서 생활필수품을 위주로 한 사재기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폭풍은 미국 서남부 뉴멕시코주에서 시작해 메인주까지 약 3200㎞에 걸쳐 북동쪽으로 확장하면서 중부와 동부, 북부를 차례로 강타할 전망이다. 미 기상청은 서부 및 남부 일부를 제외한 미 전역에 얼음폭풍, 겨울폭풍, 극한 한파, 결빙 경보를 발령했다. 미 대륙 70%가 눈폭풍 사정권에 들어가면서 2억3000만명이 직·간접적인 영향권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월마트 매장에서 육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월마트 매장에서 생수통에 물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
이날 현재 텍사스, 뉴욕,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총 21개 주와 워싱턴DC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워싱턴DC 연방정부는 월요일인 오는 26일 휴무를 결정했다. 뉴욕시는 25~26일 진행할 예정이던 보궐선거 조기투표를 일시 중단했다.
예보된 적설량은 최대 40~60㎝에 달한다. 뉴욕시에는 최대 30㎝ 폭설이 예보됐다. 남부 지역인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등지에는 이날부터 눈과 얼음이 뒤섞인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미 중서부 지역에선 체감 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살인적인 추위가 이어지면서 당국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강풍이 함께 몰아치는 눈폭풍은 주말을 시작으로 며칠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 항공편 결항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오는 25~26일 이틀 동안 취소된 항공편만 1만3000편에 달한다. 전날까지 9000편으로 집계됐던 결항 규모가 하루 사이 4000편가량 증가했다. 주요 고속도로는 결빙으로 인한 사고 위험으로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풍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강풍을 동반한 결빙'을 꼽는다. 이미 텍사스주에서는 5만5000건의 정전 사고가 보고됐다. 얼어붙은 나무가 전신주를 덮칠 경우 정전 규모는 수십만 가구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 기상청은 "이번 폭풍은 25일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정전과 수도관 파열에 대비해 최소 3일치의 비상 식량과 식수를 확보하고 고립될 경우를 대비해 가정 내 보온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