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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투자, 거품 논란' 다보스서 최대 화두…낙관vs 비관 팽팽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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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AI 투자, 거품 아닌 인프라 혁명”
젠슨황 "비관론이 긍정 투자까지 위축시켜"
비관론…“실수요·확산 없으면 거품 붕괴”
나델라 “소수만 이익 누리면 그때가 진짜 버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낙관론과 비관론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주요 기술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엔비디아의 젠슨 황,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이 AI 투자의 정당성을 옹호한 반면,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등은 거품 위험을 경고하며 AI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낙관론…“AI 투자, 거품 아닌 인프라 혁명”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지난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에 대해 “AI가 이미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이는 세계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AI 산업이 ‘혁신의 정점’인지 ‘거품의 정점’인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AI 투자가 과도한지 여부가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일부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1조 5000억달러(약 2183조원)가 AI에 투자됐다.

대부분의 기술기업 CEO들은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젠슨 황 CEO는 블랙록 래리 핑크 CEO와의 대담에서 AI의 미래를 둘러싼 비관론·낙관론 대립을 언급하며 “전체 메시지의 90%가 비관주의였다. 이러한 시각은 사회에 실제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며 “AI를 더 안전하고 더 기능적이고, 더 생산적이고 사회에 더 도움이 되게 만드는 투자조차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 중인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확장”이라며 “거품이 생기는 것은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라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핑크 CEO도 AI 버블론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AI 분야에 버블이 없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수천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현 상황은 일시적 과열이 아닌 지속적인 수요의 증거”라며 “큰 실패 사례들이 나올 것이지만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품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머스크 CEO는 AI 투자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았으나 유의미한 AI 미래상을 제시했다. 사실상 낙관론을 펼친 셈이다. 그는 “AI는 올해 안에 개인 인간보다 똑똑해지고, 5년 안에 전 인류를 합친 것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며 “로봇이 사람보다 많아지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공학과 AI는 모두를 위한 풍요로 가는 길이다. 이런 기술이 세계적인 빈곤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AI 성장의 가장 큰 제약은 에너지”라고 덧붙였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비관론…“실수요·확산 없으면 거품 붕괴”

하사비스 CEO는 AI 산업 일부 부문의 투자 규모가 “상업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아직 제품도, 기술도, 명확한 실체도 없는 신생 스타트업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시장 일부에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델라 CEO는 상업화 여부가 거품인지 아닌지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투자가 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AI 혜택이 훨씬 더 균등하게 분배돼야 한다. 만약 소수의 빅테크 기업만 AI 혜택을 독차지한다면 이는 현재 AI 붐이 거품이라는 명백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AI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특정 산업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 전반과 신흥국으로까지 활용이 확산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기대가 실제 수요와 생산성 향상, 즉 AI 붐이 충분한 실질적 활용처와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지 않으면 버블로 끝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소 중립적인 조건부 비관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델라 CEO는 다만 “지금은 헬스케어·제조·금융 등 모든 산업에서 AI 응용이 폭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피터 하위트 브라운대 교수는 현재 AI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합리적 버블’(rational bubble)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AI에는 실제로 어떤 실체가 존재한다. 17세기 튤립 투기 광풍과 비교해 AI 상황이 더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AI 투자가 과도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으나, 궁극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엔 큰 이견이 없었다. 핑크 CEO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구조는 이번 AI 붐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트 교수는 “어느 시점에 승자가 조금 더 명확해지면 다른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때가 바로 붕괴가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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