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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디어 300조 시대, 지금 안 바꾸면 ‘글로벌 OTT 하청기지’ 된다”

이데일리 윤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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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상 OTT포럼 회장 “총리실 산하 ‘미디어발전위’로 거버넌스부터 통합해야
부처별 정책·예산·규제 난립…통합미디어법 없인 산업 전략도 없다
IP 공유·플랫폼 결합(PIP) 모델로 K-콘텐츠 글로벌 생존력 키워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K-콘텐츠 산업 규모를 300조원으로 확대해 ‘문화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미디어 산업은 해마다 역성장을 거듭하며 구조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ICT·미디어 정책 전문가인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부처 간 주도권 다툼에 매몰돼 정책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K-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OTT 공룡의 ‘고효율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


“총리실 산하 ‘미디어발전위’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야”

안 회장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3개 부처로 분산된 미디어·OTT 정책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단일 정책 컨트롤타워(전담 부처)인 ‘미디어콘텐츠부(가칭)’를 제안했다. 현재는 예산과 지원 구조가 부처별로 쪼개져 있어 산업 전체를 관통하는 전략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디어·콘텐츠 진흥 정책 전담기관 일원화의 전제하에 통합미디어법제 마련을 통해 제작·편성·광고분야의 규제 혁신, 신·구 유형의 매체 간 비대칭적 규제 해소, 미디어 플랫폼 및 콘텐츠 진흥, 이용자 보호, 공정거래 등의 법·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안 회장은 “미디어·콘텐츠 진흥 정책 전담기관 일원화, 통합미디어법제 마련, 각종 규제 혁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국무총리 직속의 민·관 합동 위원회(미디어발전위원회(가칭))’를 빠른 시간 내에 추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위원은 각 부처 차관을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오게 하고 민간전문가가 실질적으로 일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산업 경쟁력만 바라보는 통합 거버넌스를 당장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회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미디어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낡은 방송법과 IPTV법 체계로는 글로벌 OTT가 장악한 현재의 시장을 규율하거나 진흥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2020년에 법안 기초를 닦아놨지만, 정부 내 연구반만 가동될 뿐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부처별 쪼개진 법들을 기계적으로 합치는 수준을 넘어, OTT와 1인 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실질적인 통합 법제가 마련돼야 법적 근거 없이 표류하는 규제와 진흥 정책이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미통위 중심의 통합미디어법 제정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OTT는 현재 과기정통부 소관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과기정통부에 신고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돼 있다”며 “이번 방미통위 재편시에서도 과기정통부의 OTT관련 업무는 방미통위로 이관되지 않고 그대로 존치됐는데, 오히려 방미통위가 OTT분야에 대해 직접적 관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체부는 콘텐츠산업진흥법과 영화 및 비디오법 등을 통해 일정 부분 OTT 관련 업무를 관장할 근거가 있기 때문에 규제중심의 방미통위 주도로 통합미디어법제를 만들면 과기정통부와 문체부의 반발로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플랫폼과 콘텐츠 결합된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로 활로 찾아야“

안 회장이 거버넌스 통합이 시급하다고 하는 이유는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온라인 광고 시장은 약 3조4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하는 사이, 방송 광고는 약 4조5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28% 급감했다. 방송 산업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고, 지상파조차 제작비를 감당 못 해 드라마 편성을 줄이는 처지다.

안 회장은 ”결국 콘텐츠 전쟁인데, 국내 시장은 이미 넷플릭스가 장악했다“며 ”넷플릭스도 제작비가 비싼 드라마보다 앞으로 저비용·고효율인 예능 쪽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는 넷플릭스에 납품만 하는 고효율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존의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대는 대신 지식재산권(IP) 100%를 가져가는 방식이 아닌, 국내 제작사도 일정 지분을 보유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제작사가 제작비 일부를 조달하거나 정부 정책 자금을 결합해 글로벌 OTT와 IP를 7:3 혹은 6:4 비율로 공유해야 한다”며 “그래야 시즌 2, 3가 나올 때 로열티를 받고, 굿즈나 게임 등 2차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지금처럼 IP가 아예 없으면 ‘오징어 게임’이 터져도 우리에겐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안 회장은 K-미디어의 생존 전략으로 플랫폼과 콘텐츠를 결합한 독자적 OTT 파워를 세계 권역별로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방안과 함께, 그 전 단계로 티빙처럼 해외 글로벌 플랫폼 내 티빙관, 티빙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PIP(Platform in Platform)’ 방식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콘텐츠 단품 수출을 넘어 국내 휴대폰 결합 상품처럼 K-팝·K-푸드 등을 패키지로 묶어 티빙(TVING)과 같은 토종 플랫폼에 실어 동남아·남미·유럽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플랫폼이 먼저 길을 열어줘야 한류가 일회성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방식도 보다 공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정책금융은 IT 벤처 투자 활성화 지원하듯 초저리 장기 자금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현재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벤처캐피탈(VC)이나 개인 엔젤 투자자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경우, 충분한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해 주고, 현재 10~15% 수준인 기본 세액공제율을 해외 주요국 수준인 30~40%까지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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