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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랬다면 안 헤어졌을까'…입소문 탄 정통 멜로의 흥행

연합뉴스 정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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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문가영 주연 '만약에 우리' 200만 목전…"공감대의 힘"
원작 中 영화 '먼 훗날 우리' 서사 바탕으로 한국적 재해석
영화 '만약에 우리' 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만약에 우리'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평생을 약속하기에는 너무 어릴 때 만나 헤어지고 가슴에 묻고 살던 첫사랑을 우연히 마주친다. 옛 연인을 앞에 두고 그동안 속으로만 수없이 되풀이하던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낸다. "만약 우리가 그때 그랬다면, 지금까지 만나고 있을까?"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후회와 그리움이 뒤섞인 첫사랑을 겪었거나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를 꿈꿔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에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만약에 우리'의 누적 관객 수는 23일까지 179만6천여 명으로, 추세대로라면 200만은 수월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멜로 영화가 200만 관객을 넘긴 것은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292만4천여 명)가 마지막이었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멜로 장르의 상업영화가 많지 않았고, 좋은 성적을 거둔 케이스도 많지 않아서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완성도 있는 대본과 감독, 배우들을 믿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공감의 힘인 것 같다"며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거쳤을 만한 청춘의 성장담과 현실감 있는 감정선을 밀도 있게 잘 다뤄주신 덕"이라고 평했다.


영화 '만약에 우리' 포스터[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만약에 우리' 포스터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만약에 우리'가 폭넓은 공감을 자아낸 배경으로는 원작의 탄탄한 서사와 한국적인 재해석 등이 꼽힌다.

김도영 감독은 원작인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의 기본 설정을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일부 설정은 한국적 감성을 더해 재해석했다.

남자 주인공이 게임 개발자라는 점이나 고향을 떠난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기대 20대 초반을 보내는 점, 친구 같은 연애의 모습 등은 '먼 훗날 우리'와 거의 흡사하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인 정원(문가영 분)도 건축사라는 꿈을 꾸는 인물로 그려지고, 정원과 은호(구교환)가 대학교에 다니며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은 원작과의 차이점이다. 이들이 '서울에서 집 구하기'라는 익숙한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는 점도 국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만약에 우리'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 멜로"라며 "연애의 찬란한 한때와 이별의 고단한 과정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동으로 자신의 과거에 '만약에'라는 부사를 붙여보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고용 한파의 시대 한가운데 있는 2030 세대들은 불안정한 미래와 경제적 문제 때문에 사랑을 더 키워갈 수 없었던 주인공들의 입장과 감정에 이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영화 '만약에 우리' 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만약에 우리'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연 배우 구교환·문가영의 '현실 연기'도 관객들이 마음속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구교환은 풋풋한 청춘 시절의 소년미와 성공한 30대 남성의 성숙미를 모두 소화하고, 문가영은 첫사랑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설렘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두 배우는 별것 아닌 것에도 자지러지게 웃는 젊은 연인의 '케미스트리'와 가장 힘들고 초라한 때 옆에 있어 주는 애인을 향한 고마움과 창피함이라는 양가감정도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장항준 감독은 "'만약에 우리'가 '아바타: 불과 재'를 이기는 순간 피가 끓는 느낌이 들었다"며 "뒤이어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영화계가 반등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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