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군 생활 대부분을 정책 부서가 아닌 야전에서 보낸 작전 전문가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처장, 제17보병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육군 소장으로 전역했다. 이 연재는 필자가 대한민국 군에 몸 담고 있는 동안 발전시키지 못했던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 부재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20회에 걸쳐 미국·독일·이스라엘·일본의 작전적 사고 사례를 차례로 검토하고, 한국의 고대·현대 사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논증할 예정이다. 국가별 작전적 사고를 비교·분석해 미래전 양상에 부합한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를 제안한다.<편집자주>
앞선 논고에서 우리는 왜 공세(Offensive)가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공세가 현실의 전쟁으로 작동하기 위해 왜 합동·전영역(Joint All-Domain)이라는 구조를 필요로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공세적 합동 전영역 작전은 무엇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효과우선(Effect-First)이며, 이는 OJADEO(Offensive Joint All-Domain Effect-First Operation), 즉 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을 성립시키는 마지막이자 가장 핵심적인 원리다.
파괴 중심 사고의 한계
전통적인 작전 사고는 오랫동안 ‘무엇을 얼마나 파괴했는가’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 적의 병력, 장비, 시설을 얼마나 제거했는지가 승리의 척도였다. 그러나 핵과 비대칭 위협, 정보전과 인지전이 결합된 현대전 환경에서 이러한 파괴 중심 사고는 점점 그 효용성을 잃고 있다. 특히 한반도와 같이 북핵 위협과 주변국의 개입이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초복합적 환경에서 소모전은 필패를 의미한다.
또한 전쟁의 초기 국면이 전략적 결과로 직결되는 한반도 전장에서는, 물리적 파괴가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하거나 확전을 유발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적의 전차를 파괴하더라도 지휘와 보급이 유지된다면 전쟁은 지속된다. 반대로 적의 핵심 기능이 마비된다면, 상당한 전력이 남아 있더라도 전쟁은 더 이상 수행될 수 없다. 미래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부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멈추게 했는가다.
앞선 논고에서 우리는 왜 공세(Offensive)가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공세가 현실의 전쟁으로 작동하기 위해 왜 합동·전영역(Joint All-Domain)이라는 구조를 필요로 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공세적 합동 전영역 작전은 무엇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효과우선(Effect-First)이며, 이는 OJADEO(Offensive Joint All-Domain Effect-First Operation), 즉 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을 성립시키는 마지막이자 가장 핵심적인 원리다.
파괴 중심 사고의 한계
전통적인 작전 사고는 오랫동안 ‘무엇을 얼마나 파괴했는가’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 적의 병력, 장비, 시설을 얼마나 제거했는지가 승리의 척도였다. 그러나 핵과 비대칭 위협, 정보전과 인지전이 결합된 현대전 환경에서 이러한 파괴 중심 사고는 점점 그 효용성을 잃고 있다. 특히 한반도와 같이 북핵 위협과 주변국의 개입이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초복합적 환경에서 소모전은 필패를 의미한다.
또한 전쟁의 초기 국면이 전략적 결과로 직결되는 한반도 전장에서는, 물리적 파괴가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하거나 확전을 유발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적의 전차를 파괴하더라도 지휘와 보급이 유지된다면 전쟁은 지속된다. 반대로 적의 핵심 기능이 마비된다면, 상당한 전력이 남아 있더라도 전쟁은 더 이상 수행될 수 없다. 미래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부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멈추게 했는가다.
효과에 주목하는 사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미국 존 워든의 ‘적 시스템 이론’과 데이비드 뎁툴라가 발전시킨 효과중심작전(EBO)은 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그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 승리의 핵심이라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 그러나 EBO는 실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효과를 지나치게 세분화하고, 지표화하며, 측정 가능한 성과에 집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휘관의 결심 속도를 늦추는 부작용을 낳았다. 효과를 계산하는 데 집중하다가, 결심의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효과우선(Effect-First)은 이 지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Effect-First는 효과를 사후 평가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효과는 작전 설계의 결과가 아니라, 작전 설계의 출발점이다. 다시 말해 “이 타격이 어떤 효과를 낳았는가”가 아니라,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기능은 무엇인가”를 묻는 사고다. 부연하면 효과 우선 사고의 핵심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다. 보통의 작전 계획이 ‘우리가 가진 자산으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할 때, 효과 우선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다.
1단계(Effect), “적 지도부가 핵 발사 결심을 내리지 못하거나, 발사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최종 효과로 정의한다. 2단계(Node),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적의 지휘통제(C2) 노드, 데이터 전송망, 혹은 지휘관의 인지 체계 중 어디를 건드려야 하는지 핵심 노드를 식별한다. 3단계(Action), 식별된 노드를 타격하기 위해 18편에서 구축한 합동 전영역(사이버, 우주, 전자기, 물리 타격 등) 자산을 최적으로 배치한다.
이 방식은 자산의 한계를 뛰어넘어 ‘효과의 극대화’를 보장한다. 초복합전의 복잡한 실타래를 일일이 푸는 것이 아니라, 실타래의 매듭을 끊어버리는 방식이다.
OJADEO에서 Effect-First의 의미
OJADEO에서 Effect-First는 공세와 합동·전영역을 하나로 묶는 기준선이다. 공세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효과가 정의되지 않으면 공세는 방향 없는 충돌로 소모된다. 합동·전영역은 구조를 제공하지만, 효과가 우선되지 않으면 전력은 분산된다.
Effect-First란 전투 수단이나 무기체계, 영역 선택 이전에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기위해 반드시 먼저 붕괴되어야 할 적의 기능을 규정하는 사고체계이다. 이는 전투의 목표를 ‘타격’이 아니라 ‘마비’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15편에서 규정한 미래 한반도의 전쟁 양상은 Effect-First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한다. 전영역 동시성의 전쟁에서는 순차적 파괴가 의미를 갖지 못한다. 결심 템포의 전쟁에서는 늦게 나타나는 효과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핵 위협이 결합된 전쟁에서는 과도한 물리적 파괴가 오히려 전략적 선택지를 축소시킨다.
Effect-First는 이러한 환경에서 가장 빠르게, 가장 넓게, 가장 결정적으로 전쟁의 구조를 흔드는 효과를 우선시한다. 그것은 영토 점령이나 병력 소모가 아니라, 지휘·결심·연결·동원의 기능을 동시에 무력화하는 것이다. 미래 한반도 전쟁은 대만해협이나 주변국 정세와 연동된다. 이 환경에서 효과 우선은 적은 자산으로 적 전체를 무력화하는 ‘전략적 지렛대’가 된다.
이제 Effect-First 가 한반도에서 무엇을 마비시키는 사고인지 구체화해 보자. 먼저 북한을 기준으로 보면, 핵은 반드시 사용되기 위해 존재하는 무기라기보다 우리의 결심을 지연시키는 기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효과우선은 ‘핵을 파괴’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핵 위협이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지휘·통제·연결·신뢰의 기능, 즉 핵이 결심을 마비시키는 구조 자체를 먼저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핵 사용 이전 단계에서 전쟁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공세적 효과 설계다.
또한 북한의 장사정포, 미사일, 드론, 사이버 공격, 특수작전은 개별적으로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작동할 때 결정적이다. Effect-First는 이 수단들을 하나의 시간표로 묶어 주는 동기화 기능을 깨뜨려, 적의 시간압축 전략이 성립하지 않도록 만드는 데 목적을 둔다. 오자데오는 단순히 미사일 기지를 폭격하는 것을 넘어, 사이버·전자기 공격으로 평양의 명령이 발사대까지 전달되는 통신 링크를 블랙아웃(Blackout) 시킨다. 동시성이 무너지면 위협은 분절되고, 전장은 관리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된다.
한반도 전장에서의 ‘효과 우선’ 개념
중국과의 연동 위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Effect-First가 겨냥하는 것은 특정 지역이나 전력 그 자체가 아니라, 동북아 전구에서 중국이 의도하는 결심 리듬과 감시·표적화·타격의 연결 기능이다. 지휘부가 상황을 확신하지 못하고, 명령이 반복 수정되며, 전력 투입의 타이밍이 흔들리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우선 효과다.
예를 들면, 중국이 개입하려 할 경우 물리적 파괴보다는 비물리적 수단을 우선한다. 고출력 레이저나 EMP로 중국의 ISR(감시·정찰) 위성을 일시적으로 ‘눈멀게(Blinding)’ 하고, 해상 지휘함의 데이터 링크를 교란한다. 한반도 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 중국군은 작전 지속 여부에 대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는 전력을 파괴하기보다 전쟁을 운영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드는 접근이다.
한반도에서 Effect-First는 특정 목표나 좌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기능의 문제다. 무엇이 멈추면 북한의 전쟁 수행이 지속될 수 없는가를 묻는 것이다. 지휘 결심 체계, 핵·미사일 운용의 연결 고리, 동원과 보급의 시간 구조, 인지전과 선전의 중심 노드와 같은 기능 묶음(Function Sets)이 Effect-First의 대상이 된다. 이는 타격 목표 목록을 늘리는 사고가 아니라,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제거하는 사고다.
공세만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 합동·전영역만으로는 전장을 장악할 수 없다. Effect-First가 있어야 공세는 방향을 갖고, 합동은 집중되며, 전쟁은 단축된다. OJADEO에서 Effect-First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가장 앞단에서 작동하는 기준이다.
Effect-First는 더 많은 화력을 사용하기 위한 사고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파괴를 줄이고, 확전 위험을 낮추며,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기 위한 철학이다. 관리형 사고가 전쟁을 ‘통제’하려 한다면, Effect-First는 전쟁을 ‘종결’하려 한다. 이것이 OJADEO가 단순한 작전 개념이 아니라, 초복합전 시대에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요구되는 작전적 사고체계인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