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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로비·사주? "가당치 않다"…미국 투자자 움직임에 '당혹'

머니투데이 유예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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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5.12.31./사진=김금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5.12.31./사진=김금보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해 손실을 봤다며 미국 정부에 청원을 제기한 가운데 쿠팡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투자자의 판단을 쿠팡의 로비나 사주와 연결짓는 분위기가 형성돼서다.

쿠팡은 일단 이런 해석에 대해 선을 긋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입장문에는 "미국 투자사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 무관하다",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대응만 하고 있다.

이같은 대응은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쿠팡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정부 TF(태스크포스)로부터 합동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경찰 등 11개 부처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 두 곳은 지난 22일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 착수 의향서를 발송했다.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하고 주가하락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중재의향서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마피아 소탕' 발언이 쿠팡을 겨냥한 사례라고 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고 시장질서 확립을 설명한 내용을 자의적으로 편집했다고 반박했다. 김 총리는 지난 23일 곧바로 미국 워싱턴 DC로 날아가 하원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차별적 대우는 없다"며 해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투자자의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이 쿠팡 입김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 형성됐다. 정부의 고강도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힘을 써 현지 투자자들을 움직였다는 의혹이다.

이번 사건이 한미 통상 갈등이라는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이자 쿠팡 내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전해진다. 연말까지 조사 일정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는 로비 의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쿠팡은 미국 의회를 움직여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가당치도 않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에 청원을 제기한 두 투자사가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한미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어 최혜국 대우 의무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10개 이상 정부 부처가 조사에 나서 주가 하락을 유도한 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산업 전반에서도 감지된다. 미국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기업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은 SNS를 통해 "한국 정부가 중국 전철을 밟아 미국 기업을 불법적으로 압박하며 중국 기술 대기업을 우대하는 건 엄청난 실수"라며 "미국과의 사업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며 우리는 차별과 괴롭힘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 게리 탄 CEO도 "한국 정부는 미국인들이 협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 맞서는 투자자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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