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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AI로봇 온다] ② 新러다이트 오나…산업·노동계 상생 해법은

연합뉴스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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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아틀라스' 반대가 불씨…글로벌 업계는 상용화 잰걸음
'로봇세'로 노동자 기본소득 도입…노사 협력 통한 직무전환 등 대안
[※ 편집자 주 = 인공지능(AI)과 물리적 로봇 기술이 결합한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의 등장은 제조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AI 로봇이 가져올 산업 자동화의 격변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정부의 대응을 4편의 기사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아틀라스, 인간을 대체할까?[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틀라스, 인간을 대체할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려는 계획이 현대차 노동조합의 강력 반발에 맞닥뜨리면서 국내 노동 시장에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간보다 작업 효율이 높고 운용 비용은 낮은 휴머노이드가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인력난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지만, 노동자에게는 단순 자동화 설비를 넘어 인간의 일자리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위협적 존재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인간과 로봇 간의 일자리 갈등은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기계에 밀려 일자리를 잃은 영국 노동자들이 일으킨 기계 파괴 운동이 재현되는 '신(新) 러다이트 운동'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러다이트 운동이 결국 산업혁명의 흐름을 막지 못했듯 휴머노이드의 확산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보면서도 노동 전환의 연착륙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노사 협력을 통한 상생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 22일 아틀라스 도입 방안을 두고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도 들여올 수 없다"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열린 현대차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열린 현대차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현대차그룹이 이달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을 공개한 이후 노조가 낸 첫 공식 반응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는 한국 생산 현장에도 아틀라스가 들어올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한다.

노조의 반발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완성차를 비롯한 제조 현장 전반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거센 중국발 저가 전기차 공세에 맞서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휴머노이드 투입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평가다.

미국 테슬라는 자사 휴머노이드인 '옵티머스'를 텍사스 공장 물류 등 단순 업무에 시범 도입했고, 올해 말에는 보다 복잡한 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BMW는 글로벌 핵심 기지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턴버그 공장에 미국 피규어 AI의 '피규어 02' 로봇을 투입해 차체 조립 공정을 맡겼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독일 마리엔펠데 공장에서 미국 앱트로닉의 '아폴로' 로봇을 물류와 초기 품질 검사에 활용해 고강도·저숙련 노동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29억2천만달러(약 4조3천억원)에서 연평균 39.2% 성장해 2030년에는 152억6천만달러(22조4천억원)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의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의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경쟁사들이 휴머노이드와의 동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도입 반대는 오히려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낮춰 고용 불안을 가속하는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휴머노이드의 산업 현장 안착을 도우면서도 기술 진보의 이익을 노동자와 공유하고 노동 시장의 충격을 완화할 제도적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학계에서 거론되는 방안은 '로봇세' 도입이다. 로봇세는 로봇이나 AI가 기업 생산성을 높이며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때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로봇세 재원은 휴머노이드 도입으로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위한 기본소득의 마중물로 활용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로봇세를 도입해 노동자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자는 주장의 옹호론자로 꼽힌다.

미래학자인 서용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AI·로봇 자동화 도입 기업에 대한 연간 해고율 상한 규제를 도입하고, 중기적으로는 로봇세를 국세로 둬 기본소득과 사회 전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틀라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틀라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휴머노이드 도입에 따른 기업의 초과 이익이나 인건비 절감액 일부는 노사 합의를 거쳐 기업 차원의 '미래노동 전환 기금'으로 적립해 노동자 고용보험이나 재교육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자가 그간과는 다른 직무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리스킬링' 교육·훈련도 핵심 과제다. 회사는 단순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는 휴머노이드에 맡기고 인간은 관리자 또는 공정 소프트웨어 운용자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노동자는 기술 습득을 통해 직무 전환을 받아들이는 타협이 필요한 지점이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서 모든 일을 인간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산업 발전을 로봇과 AI에 그냥 맡길 수는 없다"며 "아직 상용화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이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지 노사와 정부까지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와 AI 확산으로 다수의 직업군이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근본적으로는 자발적인 일자리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용석 교수는 "앞으로는 직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며 "변화에 발맞춰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직무 전환과 이동을 돕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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