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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강국 위한 ‘문화재정 2%’ 실현되나…김구·김대중 이어 李대통령 “약속 지킬 것” [최수문 선임기자의 문화수도에서]

서울경제 최수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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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문화재정 2% 시대 열겠다” 약속
취임 후에도 잇따라 “문화재정 확대” 언급
“말한 것은 지키려한 것이 저의 정치 자산”
‘지원하되 간섭은 안한다’는 원칙도 강조
김대중 대통령 때 1% 돌파…올해 1.32%
金총리도 “우리 시기에 문화 예산 두 배로”


#.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으로 문화재정 1%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작 환경이 조성되면서 우리 문화는 세계에 자랑할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전세계인이 대한민국 문화를 공유하고 또 공감하고 있습니다. K컬처가 더욱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에 국가 재정 확대가 절실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김구 선생이 꿈꾸셨던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 국가재정 2% 시대를 위해 관심과 지원 아끼지 않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하겠습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년 3월 15일, 국회에서)

#.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야 한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죠. 그런데 (정치인들을) 못 믿겠다는 거에요, 결론은. (…중략…) 그래서 제가 지킬 수 있는 공약만 약속을 하고, 말한 것은 정말 지키려고 노력했고, 그게 큰 (정치)자산이 됐는데.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지원을 대폭 늘린다’는 약속은 제가 지키겠다, 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중략…) 지금 9조 원 많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많지 않아요. 우리가 문화에 기반한 성장까지 얘기하지 않습니까. 지금 수출 기업들이 물건을 팔아서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가고 있는데 수출기업들이 물건 선전을 열심히, 외국에 엄청나게 돈을 주고 광고를 하는데 그게 크게 효과가 없어요. 그런데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뭐 하나 슬쩍 보여주고 그러면 폭발을 해요, 그게 문화의 힘이죠. (…중략…) 문화성장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은 너무 취약하다, 잔뿌리를 키우는데 투자가 충분하지 못하다. (…중략…) 하여튼 지원해야 되는 게 많은데 지금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문화에 기반한 성장을 얘기하는 마당에 추경의 기회가 있다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조금 늘려야 되겠다고 했더니, 추경 한다고 소문이 나서, 엄청나게 막 몇 조, 몇십 조 씩 혹시 적자 국채 발행해서 추경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렇게 되지는 않고. 세원이 여유가 생기고 추경을 할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라는 거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대통령, 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내 문화계의 꿈이었던 ‘문화재정 2%’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재정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다. 단시간에 대규모 확대는 않더라도 기존의 하락 추세를 반전으로 이끈 것은 평가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재정’이라고 하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문화정보원 등을 포함한 정부 내 포괄적인 문화, 체육, 관광, 국가유산(문화재) 예산을 합쳐 일컫는다. 전체 국가 예산에서 문화와 체육, 관광 등 ‘문화재정’의 비중은 2026년 기준으로 1.32%다.

글의 맨 위 내용은 2023년 3월 15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말한 축사 전문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화예술체육관광 국가 재정 2%를 달성하는 비전대회’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윤석열 정부 시기였던 당시 다수 야당이었던 민주당 주도로, 문화재정을 대폭 확대해야겠다며 개최한 행사다. 당시 참석자들은 “문화재정 비중이 늘어나기는커녕 뒷걸음질한 것은 정부가 숫자로서의 경제성장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며 “문화를 놀고 먹는 소비만으로 인식해서는 안 되고 투자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이날 행사에는 당시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과 문체부 차관, 문화예술계 협회 및 기관, 체육계 협회 및 기관, 관광협회 등 관련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는 김구 선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문화 분야 국가 재정 2% 달성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이듬해인 2024년 문화재정 비중은 1.33%에 그쳤다.)



‘문화재정 2%’는 문화 선진국의 바로미터로 인식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분야 국가재정 2%는 그 분야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의 가늠자다. 앞서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하던 1970년대 후반 상공부 등의 예산 비중을 3~4%로 편성 집행했고, 김대중 정부도 2000년 전후로 정보기술(IT) 육성을 위해 관련 예산 비중을 2.5%로 늘린 바 있다.


역대로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문화재정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말마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로다. 문화강국의 토대를 쌓았다고 평가되는 김대중 정부 기간인 1999년 국가 예산 대비 문화재정 비중이 드디어 1%를 돌파했다. 문화재정 비중의 역대 최고치는 이른바 ‘문화융성’을 국정 목표로 내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의 1.72%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과 적폐청산 등의 와중에 문화재정의 비중은 계속 줄었고 윤석렬 정부 말기인 2025년 1.31%까지 떨어졌다. (2025년 국가예산 673조 원 대비 문화재정 8조 7887억 원) 그동안 문화재정 총액 자체는 계속 늘어나긴 했지만 소폭 증가에 그치며 국가 예산 총액의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문화재정 증가 속도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체감적으로는 감소했다는 불만이 커졌다.

이재명 정부가 시작하면서 올해 문화재정을 금액 면에서 작년 대비 무려 9.7%나 늘렸지만 역시 전체 국가 예산 증가율도 8.1%이나 됐기 때문에 올해 문화재정 비중은 작년 대비 달랑 0.1%포인트 오른 1.32%에 그쳤다. 문화계가 여전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대표일 때와는 달리 지난해 대통령 취임 후 문화재정 비중의 목표치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는 없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국가 예산 대비 문화재정의 대폭 확대”를 적시했고, 취임 직후 지난해 8월 21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등 대중문화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문화산업과 문화적 토양 키우겠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이후에도 각종 자리에서 문화재정의 확대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이재명 정부 임기 안에 문화재정 2%의 언저리에라도 가기 위해서는 매년 2조 원 이상의 신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올해 문화재정은 9조 6420억 원이다. 작년 대비 8533억 원, 9.7%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내년에 이를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추가 증액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문화재정 중 가장 규모가 큰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예산은 7조 8555억 원으로 작년 대비 11.2% 늘었고, 국가유산청은 1조 4971억 원으로 7.9% 늘었다.)




지난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추경과 관련한 문화 예산 확대를 계속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충분한 증액이 필요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문화재정 2%가 단기간에 가능하지 않더라고 이를 목표로 최대한, 빨리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 본인이 스스로 “말한 것은 지켰고 그것이 자산이 됐다”고 언급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국정 2인자인 총리가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월 2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연극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초 대선 준비 시절에 이재명 후보와 국가 비전에 대해 논의하며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단순히 컬처가 아니라 문명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문화국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이 대표도 백% 동의한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새 정부가 등장했다(그리고 제가 국무총리가 됐다). 그리고 5대 핵심인 A·B·C·D·E 중에 하나로서 문화(C)가 중요하게 됐다. 총리실에 기획예산처가 왔고, 말은 우리가 문화국가고 K어쩌고 하는데 우리나라 문화 예산이 아직 1.몇% 수준이어서 저는 이것을 우리 시기에 두 배로 늘리는 드라이브를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통령도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수문 선임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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