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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TM 문건’ 대해부③ "한국 언론인 37명 일본 초청, 해저터널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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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게이트>를 취재·보도해 온 뉴스타파가 3,200쪽이 넘는 통일교 내부 문건 'TM(True Mother, 참어머님) 특별보고'를 면밀히 분석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는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실태, 헌금 운용 방식, 언론 활용 방법과 구상 등이 시기별로 정리돼 있다. '통일교 정교유착' 실체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받는다. 분석 결과를 여러 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편집자 주>

뉴스타파는 앞서 공개한 '통일교 TM 문건 대해부' 기사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의원, 아베 전 일본 총리 등 국내외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관리한 정황과 함께 헌금으로 조성된 교단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들을 짚었다.

‘TM 특별보고’에는 통일교가 소유한 세계일보를 정보 수집 창구이자 정치권과의 접점을 넓히는 통로로 활용하려 한 정황도 담겨 있다. 정계 움직임을 보고받는 한편, 정치인들과의 만남과 교류가 이어지는 과정이 세세히 기록돼 있다.

세계일보는 정보 수집 창구이자 정치권 접점 통로?
세계일보는 통일교가 1989년 창간한 일간지로 현재 최대 주주 역시 통일교 계열 재단이다. ‘TM 특별보고’에는 세계일보가 단순한 언론사를 넘어 정치권의 고급 정보를 수집·정리하는 창구로 활용된 정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현 임원진은 ‘정가 이모저모’라는 제목의 보고를 통해 정계 핵심 인사들과의 접촉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 한학자 총재에게 전달했다.

2017년 초 세계일보 측이 작성한 보고에는 현직 대사와 나눈 대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사드(THAAD) 운용을 둘러싼 중국의 반발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당 대사의 구상이 정리돼 있는데, ‘사드 관련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판하지 말아달라’는 정치적 입장이 담긴 발언도 적혀 있다.


'TM 특별보고'에 등장하는 세계일보 측 정보보고 내용.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임원진은 ‘정가 이모저모’라는 제목의 보고를 통해 정계 핵심 인사들과의 접촉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 통일교 측에 전달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 핵심 인사와 접촉해 캠프 내부 분위기와 조세 정책 등 주요 공약 발표 방향을 전해 들은 내용도 문건에 담겨 있다. 보고서에는 문재인 캠프의 주요 보직 내정자로 거론된 인물들과 함께 공약을 어떤 순서로 발표할지에 대한 언급도 포함돼 있다. 더불어 세계일보 해외 특파원들이 올린 국회와 정부 전반의 동향을 종합한 정보 보고 정황도 확인된다.


세계일보가 통일교와 유력 정치인 사이의 접점을 만드는 통로로 기능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도 나온다. 통일교 산하 문화예술단체인 리틀엔젤스예술단 기념공연에 세계일보 초청 형식으로 다수의 전·현직 정치인이 참석했다고 보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김건희 특검 공소장에 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권성동 의원의 만남을 세계일보 윤정로 부회장이 주선했다'는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언론인 초청·현장 방문… TM 문건 속 홍보 방식
통일교가 기자들을 해외로 초청해 핵심 사업을 직접 시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시도한 정황도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난다. 이 같은 해외 초청과 현장 방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을 가능성도 문건 곳곳에서 확인된다.

2018년 8월자 ‘TM 특별보고’에 따르면 도쿠노 에이지 당시 일본 통일교 회장은 한국 언론인 37명을 일본으로 초청해 일정을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일본 국회 중의원 회관에서 만찬을 함께한 뒤 통일교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한일 해저터널 관련 현장을 방문했다. 문건에는 이 자리에 통일교에 우호적인 일본 현직 정치인들도 다수 참석했다고 적혀 있다.


한일해저터널은 통일교가 40년 넘게 추진해 온 대표적인 숙원 사업이다. 통일교는 한국을 ‘아버지 나라’, 일본을 ‘어머니 나라’로 규정하며, 두 나라를 잇는 해저터널을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통일교는 관련 부지를 일부 매입하고, 탐사 목적의 터널을 일정 구간 굴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를 올린 도쿠노 회장은 “한일 터널 추진과 관련해 한국 언론인들에게 상당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초청과 현장 방문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비용 부담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문건에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다.


2018년 한국 언론인 초정 한일해저터널 현장 시찰 당시 사진 (출처 : International Highway Foundation(IHF))


통일교 측은 'TM 특별보고' 문건의 신빙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관을 과도하게 반영해 만든 비공식 문건에 불과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고, 윤영호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은 삭제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20일 통일교는 뉴스타파에 서면 입장을 보내 "문건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TM 특별보고'에 다카이치 총리 출신지가 '가나가와'라고 작성되어 있지만, 실제 일본에서 보내온 보고서에는 다카이지 총리 출신지가 '나라'로 작성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해당 문건은 윤영호 등이 개인 참고용으로 작성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통일교도 같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 전 본부장이 당초 5,000쪽이 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었는데, 현재 알려진 문건이 약 3,000쪽에 불과하다"며 객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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